오디오북으로 돌풍 일으킨 '밀리의 서재'
서영택 대표 인터뷰
월 9900원에 2만5000권 이용…30분 내외로 책 쉽게 해설
이병헌 참여한 리딩북 인기…올해만 100억 넘게 투자 받아
'밀리 TV' 등 새 서비스 시작
[ 김남영 기자 ]

“‘영어 한마디도 못 하는데, 적어도 생활영어는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매일 조금씩 쉽게 가르쳐주는 ‘왕초보영어’를 하잖아요. 저희 회원 상당수도 책 한 권 읽지 않던 사람들이에요. 그런 사람들에게 책에 가까워지는 가장 쉬운 길을 만들어주는 게 저희 일입니다.”
지난 21일 서울 상암동 본사에서 만난 서영택 ‘밀리의 서재’ 대표(52·사진)는 자신들의 전자책 서비스가 ‘왕초보영어’와 비슷하다고 소개했다. 전자책 시장은 교보문고, YES24, 리디 등 쟁쟁한 경쟁자가 많아 이미 레드오션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그런데도 후발 주자인 밀리의 서재는 올해 100억원이 넘는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넷플릭스처럼 월정액 방식으로 책을 구독하는 모델을 내놓으며 전자책 시장의 새 트렌드를 주도한 것을 인정받은 결과다.웅진씽크빅 대표를 지내고 웅진북클럽(독서 학습 서비스)을 기획하며 독서 트렌드에 누구보다 예민했던 서 대표는 후발 주자로 도전해도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1년에 책을 한 권이라도 사는 사람이 300만 명밖에 없고, 그 300만 명이 도서 구매의 95%를 차지한다”며 “그 시장은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서 대표가 목표로 삼은 건 나머지 사람들, 즉 책에는 관심도 없던 사람들이다.
밀리의 서재는 책을 파는 ‘판매 사이트’가 아니라 책과 관련된 모든 콘텐츠를 망라한 ‘플랫폼’이다. 최근 배우 변요한, 구혜선 씨 등이 참여해 화제가 된 ‘리딩북’이 독서로 이끄는 대표적인 콘텐츠다. 리딩북은 책 내용을 음성으로 읽어주는 오디오북의 일종이다. 유명인들이 어려운 책을 30분 내외로 쉽게 해설하고 짧게 읽어준다. 매주 두 권의 전자책을 배달하는 ‘배달의 밀리’, 10분 영상, 작가와의 북클럽 등은 모두 어떻게든 사람들을 책으로 이끌려는 노력에서 나왔다.서 대표는 책을 읽는 것뿐만이 아니라 책과 관련된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도 독서라고 주장한다. 그는 “조선시대에는 책을 10번 이상 보고 외울 정도는 돼야 책을 ‘읽었다’고 인정해줬다”며 “그렇게 치면 요새 책을 ‘읽었다’고 할 사람은 없다”고 했다. 독서의 개념이 시대에 따라 바뀌고 있다는 의미다. “책을 원작으로 한 영화만 봐도 책을 읽었다고 여기는 시대입니다. 그럼 책 자체에 매달리는 것보다 다양한 독서 콘텐츠를 만드는 게 더 중요하지 않겠어요?”
“모두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를 지향해요. 책을 2차 콘텐츠로 전환했을 때 출판사나 원저작자도 가져가는 구조로 돼 있어요. 결국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겁니다.”
밀리의 서재가 다음으로 꺼내들 카드는 사용자들과의 수익 공유다. 예를 들어 A라는 사람이 경제와 관련해 포스트를 올렸는데 B가 포스트에 인용된 책을 서재에 다운로드하면 A에게 추천 수수료를 준다. 이 서비스는 다음달 초에 시작한다. 동영상 콘텐츠도 확장한다. 서 대표는 “‘밀리TV(가칭)’를 통해 10분 요약 영상뿐만 아니라 책에 어울리는 자작곡 영상을 올릴 수 있게 할 것”이라며 “노래든, 북클럽이든 무엇이든지 간에 즐거운 독서 경험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