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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현 대표 "소셜벤처에서 '소셜'이라는 글자 떼는게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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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개 훌쩍…소셜벤처의 약진

16개 넘는 소셜벤처 투자…김재현 크레비스파트너스 대표
"소셜벤처도 존재의미 가지려면 소비자 필요한 솔루션 제공해야"



[ 김기만 기자 ] 크레비스파트너스는 국내 최초의 임팩트 투자회사로 꼽힌다. 이 회사는 2004년 설립됐다. 소셜벤처라는 개념조차 없던 때다. 처음에는 홈페이지 제작 등을 대행해주는 것으로 시작했다. 초기 한 중국집 홈페이지를 제작해주다 주인이 문맹인 것을 알게 됐다. 직원들도 열악한 환경에서 합숙하며 근무하고 있었다. 김 대표 등 동업자들은 이런 사람들에게 이로운 일을 하면서 돈도 벌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크레비스는 한국에 소셜벤처 개념이 처음 알려진 2006년부터 한국소셜벤처대회(SVCK: Social Venture Competition Korea)의 협력 파트너가 됐다. 세상에 기여하기 위해 사업을 시작한 만큼 ‘돈을 번 후에 기여하자’가 아니라 ‘돈을 벌면서 기여하자’로 지향점을 바꾼 계기다. 김재현 대표(사진)가 이끄는 크레비스파트너스는 이후 교육 및 환경 등과 관련한 16개 이상의 소셜벤처에 투자했다. 김 대표는 그간의 경험을 기반으로 소셜벤처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그는 “소셜벤처는 단지 착한 사람들이 하는 게 아니다. 소비자가 필요한 솔루션을 제공하지 못하면 사업으로서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사회문제를 해결하며 돈을 번다는 의미에서 소셜벤처와 벤처는 같은 말이라는 얘기다. 그래서 “소셜벤처라는 용어에서 ‘소셜’이라는 글자를 떼는 게 목표”라고 했다. 선의만으로는 소셜벤처가 성공할 수 없고, 세상을 바꿀 수도 없다는 얘기다. 그는 “특정한 목표를 갖고 기술과 자본을 활용하는 사람 모두가 사회적 영향력을 가진다”며 “‘착함’이라는 추상적인 기준으로 약자를 돕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측정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크레비스파트너스는 지난 7월 사모펀드 운용사인 라임자산운용과 손잡고 200억원 규모의 ‘크레비스-라임 임팩트 벤처펀드 제1호’를 조성했다. 한국성장금융이 출자한 첫 임팩트 투자 펀드이자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임팩트 투자 사모펀드다. 노인을 위한 가정 요양서비스인 아리아케어코리아와 장애인 전동카트를 제작하는 토도웍스 등에 투자했다.

그가 생각하는 선의와 능력을 갖춘 회사 중 하나가 개인 간(P2P) 금융업체 렌딧이다. 대부업체 등에서 고금리에 시달리는 저신용자가 중금리 대출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정보기술(IT)을 활용한다. 렌딧은 지난달 크레비스-라임 임팩트 벤처펀드 등에서 70억원을 투자받았다. 김 대표는 “렌딧이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회사를 지향했다면 투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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