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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식 사회주의' 강조한 시진핑…학계에선 회의론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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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지난 18일 개혁·개방 40주년 기념식 연설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차이나 모델’, 즉 중국식 경제 발전을 지속하겠다는 것이었다.

시 주석은 “앞으로도 개혁 실천을 전면에 내세우고 개방을 더욱 확대해 21세기 중국 특색 사회주의와 중국몽을 완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에서 예상한 통큰 시장 개방이나 외국 투자자에 대한 규제 완화 약속은 없었다.

그러나 학계에서는 차이나 모델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회의론이 나오고 있다. 지난 40년간 중국이 특유의 국가 주도 자본주의를 바탕으로 급속히 성장하기는 했지만, 1인당 국내총생산(GDP) 1만달러의 중진국 수준에 오른 이후에도 이같은 경제성장 모델이 효과적일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는 것이다.

줄리언 지워츠 미국 하버드대 연구원은 “국가와 시장의 균형 등 중요한 정책에 대해 중국 학자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며 “근본적인 질문은 중국이 국가 주도 정책 덕분에 경제 발전을 이뤘는지, 아니면 국가 주도 정책에도 불구하고 경제 발전을 해냈는지 하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장웨이잉 중국 베이징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 10월 한 강연에서 “지난 40년간 중국의 급속한 발전은 차이나 모델보다는 서구식 시장화, 기업가 정신, 기술 발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차이나 모델을 강조하면 국유 기업이 강해지고 정부 권력이 확대돼 개혁이 후퇴하고 경제는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장 교수의 연설 내용이 인터넷에 올라갔다가 중국 당국에 의해 삭제됐다고 보도했다.

지난주 베이징에서 열린 세미나에서도 차이나 모델을 둘러싼 논쟁이 벌어졌다. 세계은행 부총재를 지낸 린이푸 베이징대 국가발전연구원 명예원장은 아프리카 출신 경제학자들에게 “적대적 환경에서는 서구 모델을 따르지 말고 독자적인 경제 정책을 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차이나 모델을 옹호한 것이다.

반면 주샤오둥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는 “교수들이 정부를 너무 존경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반론을 제기했다. FT는 “중국 지식인들이 시 주석의 중앙집권적 성장 정책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고 평했다.

중국 관영 언론들은 시 주석 연설에 대해 찬사 일색의 논평을 내놨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르바오는 19일 사설에서 “시 주석은 새로운 시대를 맞아 개혁·개방 목표와 요구를 명확히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사설에서 “시 주석의 연설은 높고도 깊은 통찰을 보여주고 내용이 풍부하다”며 “13억 인민의 의지와 자신감을 높여줬다”고 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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