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값을 할인해주거나 의료기기를 무상으로 제공해주는 방식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한 제약사와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리베이트를 제공한 제약회사 A사 대표 박모씨(56) 등 임직원 30명을 약사법 위반 혐의로, 의사 등 36명은 의료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은 이들을 이번주 내로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기소할 예정이다.
A사는 2013년 7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수면마취제인 프로포폴을 정상 가격보다 10~30% 할인해서 수금하는 방식으로 전국 711개 병·의원에 8억7000만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또한 47개 병·의원에 총 1억원 상당의 프로포폴 투약 장비를 무상으로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관계자는 “두 종류의 리베이트를 모두 받아 혐의가 뚜렷한 의료인 36명을 우선 입건했다”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A사는 2011년 2월 프로포폴이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되고 2012년 4월부터 약가인하 정책으로 감소한 매출을 만회하기 위해 리베이트를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A사는 거래처 병·의원에 정상 금액으로 프로포폴을 판매하되 수금 단계에서 할인된 금액을 받는 방식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했다. 할인으로 인해 받지 못한 금액은 마치 현금으로 수금된 것처럼 장부를 조작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리베이트 제공 및 수수 행위는 의료시장의 공정경쟁을 저해함으로써 국민 보건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향후에도 의약품 리베이트에 대한 수사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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