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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뽕서도 '실종'…한 마리 8000원 된 '金징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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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온 상승에 조업 지도 바뀌고 中어선 북한 해역서 싹쓸이
생물 2마리 1만2000원 넘어

중국집 "오징어 대신 홍합"
호프집 마른안주도 오징어 빠져



[ 김보라 기자 ] 서울 마포구에서 14년째 중국집을 운영하는 반모씨(59)는 요즘 짬뽕에 넣던 국내산 냉장 오징어를 수입 냉동 오징어로 바꿨다. 그는 “작년에도 오징어값이 크게 올라 힘들었는데, 올해는 더 많이 올랐다”며 “짜장면, 짬뽕값은 손님들이 민감해하기 때문에 가격은 못 올리고 오징어 양을 줄이거나 굴짬뽕 홍합짬뽕 등 메뉴를 더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에서 생물 오징어 두 마리를 사려면 1만2000원이 훌쩍 넘는다.

1㎏에 2만원 넘어…“돼지고기 맞먹네”

16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11월 신선 냉장 오징어의 소비자 가격은 ㎏당 2만68원이었다. 지난달 가격(1만6663원)보다 20.4%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6.3% 오른 가격이다. 냉동 오징어 소비자 가격도 1만2822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5% 올랐다. 냉장과 냉동을 불문하고 오징어 도매가격, 소비자 가격 모두 과거 5년 평균 가격과 비교하면 최소 73%에서 93%까지 가격이 치솟은 것으로 집계됐다. ㎏당 가격이 국내산 냉장 돼지고기 가격과 맞먹는다. 일부 호프집에서는 마른오징어 메뉴를 없애고 노가리 등으로 대체하고 있다.

오징어 가격이 오르는 이유는 생산량 감소 때문이다. 11월 오징어 생산량은 2628t으로 전월(9796t)보다 73.2% 급감했다. 이는 생산량이 적었던 지난해보다 76.4%, 평년에 비해 88.4% 급감한 수치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국내 오징어 어획량은 최근 3년(2015~2017년)간 급감했다. 연간 오징어 어획량이 2000년대 초반 20만t을 넘었지만 작년에는 8만7000여t까지 떨어졌다. 올 들어 1~7월 어획량은 전년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수온 상승에 中어선 싹쓸이 영향

어획량 감소는 동해안 수온 상승과 중국 어선의 남획이 겹쳤기 때문이다. 동해 울릉도 근처에서 집중적으로 잡히던 오징어는 수온 상승으로 서해와 북한, 러시아 해역 등으로 흩어졌다. 또 북한 수역에서 조업하는 중국 어선들이 7~9월 오징어를 쓸어담고 있는 것도 영향을 줬다. 중국은 2004년 5월 북한과 민간 차원의 어업협정을 맺고 매년 동해에서 대규모 오징어잡이를 하고 있다. 수산업계 관계자는 “겨울이면 강원도에서 열리던 각종 오징어 축제가 다른 축제로 바뀌거나 오징어 대신 다른 생선을 끼워넣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국산 오징어 가격이 오르면서 수입량은 급증했다. 11월 오징어 수입량은 9619t으로, 지난해 및 평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각각 30.1%, 62% 늘어났다. 국가별로는 중국산(5937t)이 가장 많았고 이어 페루산(1928t), 칠레산(502t) 순이었다. 올해 11월까지 총수입량(13만6401t)은 전년 및 평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41.1%, 86.1% 증가했다.

꽃게·대하도 위험…수입 수산물 급증

기후 변화에 따른 해양 생태계 변화는 다른 수산물 조업과 소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을철 서해 대표 수산물인 대하와 꽃게 가격도 올 들어 크게 올랐다. 평년 ㎏당 3만원대인 대하 가격은 올해 6만~7만원에 거래됐다. 대하가 잡히지 않으면서 올해 9월까지 새우 수입량은 지난해보다 12.4% 늘어난 45만469t이었다.

꽃게는 2014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출하량이 감소했다.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과 함께 정부가 설정한 금어기도 잘 지켜지지 않으면서 해양자원은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한국의 꽃게 연간 생산량은 2013년 3만t을 넘었으나 작년에는 절반 이하 수준으로 떨어졌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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