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타마슈퍼아레나에 K팝 팬 2만 여명 운집
방탄소년단, 엠넷 아시안뮤직어워즈 대상 수상
식을 줄 모르는 일본내 한류
[ 김동욱 기자 ]
일본에서 ‘한류(韓流)’ 열기는 여전히 뜨거웠다. 대법원의 일제강점기 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과 방탄소년단의 ‘원폭 사진 티셔츠’ 논란으로 일본에서 한국에 대한 감정이 최근 들어 크게 악화됐지만 방탄소년단, 트와이스, 워너원 등 한국 가수에 대한 일본 한류 팬들의 환호는 식을 줄 몰랐다.
CJ ENM은 12일 일본 사이타마현 사이타마슈퍼아레나에서 ‘2018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MAMA)’ 행사를 열었다. 2만4000명이 넘는 한류 팬이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좌석당 2만2000~2만9000엔(약 21만8800~28만8400원)에 달하는 입장 티켓도 전석 매진됐다.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행사 시작 3~4시간 전부터 슈퍼아레나엔 입장을 기다리는 팬들이 줄을 이었다. 사이타마슈퍼아레나행 일본 지하철 객실도 공연을 보려는 청년들로 종일 북적였다. 2만 명이 넘는 관객의 90% 이상은 일본 내 한류 열풍을 이끄는 10~20대 여성이었다. 이들은 좋아하는 가수가 등장할 때마다 공연장이 떠나갈 듯 함성을 지르고, 단체로 응원하는 등 열띤 모습을 보였다. 방탄소년단, 워너원 등 일본에서 인기가 많은 그룹이 등장할 때는 반응이 더욱 적극적이었다. 관객 대부분이 공연 시간 내내 좌석에 앉지 않은 채 야광봉을 흔들며 행사를 즐겼다.
시상식에선 방탄소년단이 최고 상인 ‘월드와이드 아이콘 오브 더 이어(Worldwide icon of the year)’를 수상했다. “몇 년 전 작은 회사 소속 가수이던 BTS가 팬클럽 아미 덕분에 대상을 받는 가수가 됐다”는 한국말 소감에 관객들은 환호성으로 응답했다. 이밖에 뉴이스트W, 마마무, 몬스타엑스, 스트레이 키즈, 아이즈원, 워너원, 트와이스 등 K팝 스타들도 시상식에 참여했다.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로 한국인에게 널리 알려진 마쓰시게 유타카와 양세종, 장혁, 정소민, 하석진 등 인기 배우들도 시상자로 참석했다.
올해 10회를 맞은 MAMA는 지난 10일 서울에서 시상식을 열었다. 이날 일본에 이어 14일 홍콩 행사로 계속된다. 일본 공연은 지난해 요코하마 때(관객 1만5000여 명)보다 행사 규모를 50% 가까이 키웠다. 이와 함께 세계 각국의 K팝 팬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월드와이드 팬스 초이스 톱10’가수를 뽑는 등 소통형·개방형 행사의 이미지도 굳혔다. 이날 공연은 한국 엠넷과 아시아 주요 지역 채널에서 동시 생중계됐다. 유튜브와 네이버TV 등을 통해 세계 200개국에서도 공연을 볼 수 있었다.
사이타마(일본)=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