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인천의 한 아파트 단지 지하주차장을 막아놓은 차가 화제가 된 바 있다.
당시 운전자 50대 여성 A씨는 차에 주차위반 스티커가 붙은 것에 화가 나 승용차로 지하주차장 진입로를 삐딱하게 막아놓고 자리를 떠나 버렸다.
아파트 주민들은 A씨의 몰지각한 행동으로 주차장을 이용하는데 불편을 겪었다. 차량 앞 유리에 적힌 A씨의 전화번호는 불통이었다.
참다못한 아파트 주민들은 해당 차량을 손으로 들어 옮기고 A씨를 교통 방해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
주민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지만 A씨의 승용차를 견인하지는 못했다. 아파트 단지 도로가 사유지라는 이유에서였다.
이처럼 극단적인 사례는 아니더라도 주차장 내 얌체 주차로 인해 갈등이 빚어지는 사례가 빈번하다.
한 운전자 B씨는 최근 자동차 커뮤니티에 "주차를 이렇게 할 거면 전화를 좀 받아라"라는 제목으로 자신이 겪은 분통터지는 일을 폭로했다.
B씨는 "출차해야 하는데 내 차를 막아 주차해 놓은 차에 전화번호가 있어 전화했으나 아무리 걸어도 받지 않았다"면서 "방문증도 없고 입주 스티커도 없었다. 경찰에 신고하고 싶었다"라고 하소연했다.
그렇다면 이 같은 얌체 주차족에 대해 경찰이 어떤 조치를 할 수 있는 걸까.
법알못(법을 알지 못하다) 자문단 조기현 변호사는 "주차장 내 차량 통행을 막은 얌체 주차의 경우, 이 사건 주차장이 육로로 인정될 경우에는 일반교통방해죄에 해당될 여지는 있다"면서도 "주자창 내에 통행로가 육로로 인정되기가 쉽지는 않다"라고 밝혔다.
경범죄 처벌이라도 할 수는 없는 걸까.
조 변호사는 "경범죄 처벌 법 제3조 제1항 각호의 어떠한 경범죄에도 해당되지 않으므로, 경범죄 처벌법 위반을 이유로 한 통고처분에 의한 범칙금 부과도 곤란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아파트 자체 관리 규약, 입주민 대표회의 의결 사항 등의 위반에 해당될 경우, 통행 및 주차 방해 등을 이유로 민법상 손해배상청구(민법 제750조)를 할 수는 있으며, 아파트 관리 규약 등 위반을 이유로 아파트 질서 유지 차원에서 구청 내지 시청의 협조를 구하여 견인 조치를 요청할 수는 있다"면서도 "어떠한 명확한 법적 근거가 없어 구청 등의 자율적 판단에 따를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즉 처벌과 견인 등 어떤 조치도 불가능하므로 운전자의 자율적인 양심에 맡기는 방법 밖에 없다는 것이 결론이다.
도움말=조기현 중앙헌법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 이미지 제공=보배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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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