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경궁 김씨' 의혹 이재명 부인 김혜경, 검찰 출석
한 달 전과 상반된 화이트톤 의상 입고 결백 주장
이른바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08__hkkim) 소유주로 지목된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씨가 4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출석했다. 그는 지난달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던 경찰 출석 당시와는 상반된 모습으로 취재진 앞에 섰다.
오전 10시 5분경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에 도착한 김 씨는 "힘들고 억울하지만"이라면서 "진실이 밝혀지기를 바랄 뿐"이라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결백'을 주장했다. 건물로 들어가면서도 옅은 미소를 띠며 침착한 모습이었다.
김 씨는 지난달엔 파란색 투피스를 입고 등장했지만 이날은 아이보리색 코트, 흰색 목폴라, 진주 귀걸이 등을 착용했다.
일반적으로 검찰 출석 시 블랙, 그레이 등 모노톤 위주의 의상을 착용하는 이들과는 달리 김 씨의 의상 선택은 마치 자신의 '결백'을 뒷받침하는 듯한 선택으로 해석된다.
김 씨는 올해 4월 경기지사 민주당 예비후보 경선 과정에서 '정의를 위하여'라는 닉네임의 이 문제의 트위터 계정을 사용해 '전해철 전 예비후보가 자유한국당과 손잡았다'는 등의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16년 12월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가 취업과정에서 특혜를 얻었다는 허위사실을 해당 트위터에 유포해 문 대통령과 준용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김 씨가 2013년부터 최근까지 이처럼 문제의 트위터 계정을 사용하면서 이 지사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이 지사와 경쟁 관계에 있는 정치인 등을 비난하는 글을 올려온 것으로 결론 내리고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및 명예훼손 등 혐의 기소의견으로 지난달 19일 사건을 송치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지난달 27일 김 씨가 이 계정으로 글을 작성하는 데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김 씨의 휴대전화를 확보하기 위해 성남시 분당구 자택과 이 지사의 경기도청 집무실을 압수수색 하는 등 수사를 벌여왔다.
당시 검찰은 김 씨의 휴대전화를 확보하는 데에는 실패했다.
검찰은 최근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김 씨가 다닌 교회의 홈페이지 등에서 김 씨가 사용한 아이디에 대해서도 분석, 문제의 계정과의 연관성을 살펴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소환조사에서는 김 씨를 상대로 이 계정의 생성과 사용에 관여했는지를 확인하는 것은 물론 물론 휴대전화를 어떻게, 왜 처분했는지 등도 캐물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김 씨 측과 일정을 조율해 소환 날짜를 잡았다"며 "소환조사 이후 법리검토를 거쳐 수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씨는 경찰 단계에서부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 사건은 올해 4월 8일 전해철 의원이 자신과 문 대통령에 대해 악의적인 글을 올렸다며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 트위터 계정주를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전 의원은 지난달 고발을 취하했으나, 지난 6월 판사 출신 이정렬 변호사와 시민 3천여명이 김 씨를 고발해 수사당국의 수사는 계속돼왔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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