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가구에 창호·마루 결합
패키지 상품 출시도 검토
[ 김진수 기자 ] 현대백화점그룹이 건축자재업체 한화L&C 인수 작업을 마무리하고 사명을 현대L&C로 바꿔 새롭게 출범한다. 현대리바트와 손잡은 현대L&C가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 건자재 및 리모델링 시장에서 판도 변화를 불러올지 주목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계열사인 현대홈쇼핑이 한화L&C 지분 100%를 3666억원에 최종 인수했다고 3일 밝혔다. 한화L&C는 이날 주주총회를 열어 사명을 현대L&C로 변경하는 정관 변경 안건을 의결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기존 현대리바트의 가구 및 인테리어 소품 사업과 함께 창호, 바닥재, 인조대리석 등 건자재 사업까지 영역을 확장하게 됐다. 외형으로만 보면 현대리바트(지난해 매출 1조4447억원)와 현대L&C(1조636억원)의 합산 매출이 2조5000억원 선으로, 한샘을 제치고 국내 최대 리빙·인테리어기업으로 올라서게 된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기존 현대리바트 주방가구에 현대L&C의 창호, 마루, 벽지 등을 결합한 패키지 상품 출시를 중장기적으로 검토하는 등 시너지 창출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백화점 홈쇼핑 등 그룹 유통 계열사의 온·오프라인 유통망 등을 적극 활용해 현대L&C의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매출 확대는 물론 경쟁력 제고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선(先) 안정-후(後) 도약’ 전략에 따라 현대L&C의 경영환경을 안정적으로 구축한 뒤 영업망 확대와 함께 리빙·인테리어 부문의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현대L&C가 그룹사의 다양한 유통망을 활용해 ‘몸집 키우기’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창호와 바닥재 시장에서는 LG하우시스 KCC 현대L&C 등 이른바 ‘빅3’ 점유율이 80%를 웃돈다. 건설사를 대상으로 신규 아파트에 창호 등을 가격 입찰 형태로 공급하는 기업 간 거래(B2B) 실적은 비슷하게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B2C 시장에서 LG하우시스와 한샘이 현대L&C와 맞붙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L&C는 현대리바트 키친 등을 앞세워 한샘이 선점하고 있는 부엌 리뉴얼(리모델링) 시장 공략에 나설 전망이다. 이와 함께 부엌가구 상판 매출의 80%가량을 차지하는 인조대리석 시장에서 현대L&C와 선두업체인 LG하우시스 간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L&C가 얼마나 공격적으로 나오느냐에 따라 시장 판도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며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로 신규 공급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기존 주택 리모델링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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