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현 대한항공 CIO 인터뷰
[ 배태웅 기자 ] “앞으로는 비행기 엔진소리를 머신러닝(기계학습)으로 분석해 엔진이 고장 날지 예측할 수 있습니다. 클라우드를 도입하기 전에는 꿈도 꾸지 못한 일이죠.”
장성현 대한항공 최고정보책임자(CIO·사진)는 2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아마존웹서비스(AWS) 리인벤트 2018’ 행사장에서 한국 기자단과 만나 클라우드 서비스를 전면 도입한 대한항공의 미래를 이렇게 전망했다.
대한항공은 이달 초 서버 등 사내 정보기술(IT) 시스템을 AWS의 클라우드로 완전히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장 CIO는 “2019년 17%, 2020년엔 75% 이상의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글로벌 대형 항공사 중 모든 사내 IT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이전하는 기업은 대한항공이 처음이다. 대한항공은 클라우드를 도입해 항공기 정비, 고객정보 관리 시스템에 머신러닝, 빅데이터 등 신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예컨대 비행기 엔진 소음을 머신러닝으로 분석해 고장률을 예측하거나,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 여행패턴을 분석해 맞춤형 노선을 추천할 수 있다.
장 CIO는 “클라우드 전면 도입은 디지털 전환, 운영비용 절감, 사이버 보안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클라우드 전면 도입을 통해 내부 혁신까지 노리고 있다. 새 서비스를 빠르게 내놓고 사업환경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전사적자원관리(ERP), 인사관리를 포함한 업무환경 전반에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를 도입할 방침이다. 기존 데이터센터는 내년 5월께 클라우드 총괄지휘실로 전환한다.
이 같은 ‘클라우드 올인’ 전략에는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의 강력한 혁신의지가 담겼다. 조 사장은 클라우드 전환 사업에 큰 관심을 두고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AWS 리인벤트 행사에도 참석해 28일 열리는 앤디 제시 AWS 최고경영자(CEO)의 기조연설을 참관할 예정이다.
장 CIO는 “조 사장은 지난주 미국 시애틀에 있는 AWS 본사를 방문해 제시 CEO와 성공사례 구축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며 “두 회사 경영자 모두 대한항공의 클라우드 전환에 열의가 있다”고 전했다.
대한항공의 클라우드 전략을 우려하는 시선도 없지 않다. 지난 22일 AWS의 한국 데이터센터가 장애를 일으켜 수백 개 업체의 인터넷 서비스가 마비됐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자회사인 진에어도 같은 장애를 겪었다.
그러나 장 CIO는 “이번 장애 사태는 오히려 기회”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AWS 장애가 발생한 건 처음인 만큼 대비책을 철저하게 세우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라스베이거스=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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