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함께 겨울여행
겨울철 이색 여행 3選
[ 최병일 기자 ]
눈과 얼음이 산하를 뒤덮는 계절이다. 춥다고 집안에 웅크리지 말고 겨울만의 특색있는 여행을 떠나보자. 다른 계절에는 느낄 수 없는 겨울만의 매력을 만날 수 있다.
추운 겨울을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유익하고 흥미로운 겨울여행을 소개한다. 세심한 준비가 필요하지만 그림 같은 풍경을 눈에 담을 수 있는 눈꽃 트레킹, 특별한 준비 없이 가볍게 다녀올 수 있으면서 유익한 박물관 투어, 우리 삶에 밀접한 제품이 만들어지는 이색적인 현장을 접할 수 있는 팩토리 투어 등은 겨울에 딱 맞는 여행 아이템이다.
그림 같은 풍경이 있는 눈꽃 트레킹
겨울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눈꽃 트레킹은 ‘왜 우리나라가 사계절 아름다운 금수강산’인지 확실하게 몸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 초보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눈꽃 트레킹 명소로 선자령과 태백산이 있다.
강원 강릉과 평창의 경계에 있는 선자령(1157m)의 눈꽃 트레킹은 동해의 파란 물결과 눈 덮인 대관령 일대를 한눈에 담을 수 있어 좋은 곳이다. 옛 영동고속도로 상행선 휴게소인 대관령 휴게소(832m)에서 산행을 시작하기 때문에 정상까지의 눈꽃 산행이 비교적 수월하다.
휴게소에서 대관령 기상대를 거쳐 30분 정도 오르면 만나는 KT 중계소가 선자령 산행의 진정한 출발점이다. 왼쪽으로 펼쳐진 목장의 새하얀 능선, 오른쪽으로 검푸른 동해 바다를 조망하며 오르는 눈길이 상쾌하다.
강원 태백산은 겨울 명산이다. 영동지방에 눈 소식이 있는 주말이면 태백산은 그야말로 인산인해다. 앞사람이 한 발짝을 걸어야 뒷사람도 한 발짝 올라갈 수 있을 정도. 산행하기 좋은 계절을 다 제쳐두고 겨울에 산을 오르려고 전국에서 모여든 사람들이 과연 무엇을 보려는 것인지 궁금하다면, 그대도 눈 덮인 태백산 정상에 서봐야 한다. 사진과 영상으로는 절대로 그 느낌을 알 수 없다. 오로지 오르는 사람에게만 전해지는 그 무엇이 겨울 태백산 정상에 있다.
두툼하게 눈옷을 걸쳐 입은 주목군락이 시선을 끌고, 그 위로 반사돼 반짝이는 햇살 또한 예사롭지 않아 보이는 곳. 전국 12대 명산 중 하나인 태백산은 흔히 ‘민족의 영산’이라 일컬어진다. 2시간 정도만 올라가면 천제단이 있는 정상까지 등반할 수 있으니, 가족 등반코스로도 적당하다.
유익한 배움이 있는 박물관 투어
차가운 바람이 야외활동을 위축시키는 겨울에 꼭 맞는 나들이 장소가 바로 박물관이다. 박물관에는 우리 민족의 역사와 문화가 오롯이 담겨 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립중앙박물관과 선조들의 애국 투혼이 담긴 전쟁기념관을 찾는다면 박물관에 담긴 역사와 문화를 내 몸에 다시 담을 수 있다.
서울 용산구에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은 유물 1만2044점을 상설 전시하고 있다. 상설전시장은 6개의 관과 50개의 실로 구성돼 있다. 유물 보존을 위해, 외부 전시 일정에 따라 주기적으로 교체한다고 한다. 1층은 통일신라, 발해, 고려, 조선시대실로 꾸며진 ‘중·근세관’과 우리나라의 선사 및 고대문화를 전시하는 ‘선사·고대관’으로 구성돼 있다. 2층에는 서예, 회화, 불교회화 등 미술품을 내건 ‘서화관’과 일반인이 기증한 소장품을 전시하는 ‘기증관’이 있다. 3층은 불교조각, 고려청자, 조선백자, 금속공예품을 전시하는 ‘조각·공예관’과 중국, 일본, 중앙아시아 등의 문화재를 선보이는 ‘아시아관’으로 구성돼 있다.
전쟁기념관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전쟁사 종합박물관이다. 역사 이래 우리나라에는 수많은 전쟁이 있었고, 선조들은 그때마다 애국 투혼을 발휘해 침략자를 물리치고 이 나라를 지켰다. 전쟁기념관은 호국추모실, 전쟁역사실, 6·25전쟁실, 유엔실, 기증실, 해외파병실, 국군발전실, 대형장비실, 옥외전시장, 기념조형물 등을 통해 애국선열의 얼이 담긴 귀중한 역사유물을 생동감 있게 전시하고 있다.
체험의 즐거움 팩토리 투어
팩토리 투어는 예전부터 있던 산업체 견학에 참여할 수 있는 체험 요소를 합친 투어 프로그램이다. 소화제를 생산하는 과정을 본 뒤 소화제를 직접 만들어보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한독, 맥주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맥주를 시음해볼 수 있는 코리아크래프트브루어리, 두부를 직접 만들어보는 풀무원 등 충북 음성군은 ‘팩토리 투어’에 적합한 도시다. 음성군에는 의약품, 맥주, 소시지, 두부, 화장품, 침대 등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제품들을 생산하는 기업 2353개가 모여 있다.
팩토리 투어는 한독의약박물관 옆에 있는 팩토리투어센터에서 시작한다. 투어 팩토리, 그린 팩토리, 플레이 팩토리로 꾸며진 팩토리투어센터에서는 기업이 생산한 제품에 관한 정보를 얻고, 사랑의 묘약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활동을 할 수 있다.
한독의약박물관은 1964년 문을 연 우리나라 최초의 기업박물관이자 전문박물관으로, 1995년 충북 음성으로 확장 이전했다. 현재 보물 6점을 포함해 의약 관련 보존 가치가 높은 사료 1만여 점을 보관, 전시하고 있다.
선조의 의약 발자취를 되돌아보는 한국관, 동서양 각국의 의약자료를 전시한 국제관, 한독의 기업 역사를 보여주는 한독 사료실, 창업자 김신권 명예회장의 기증품을 전시한 제석홀 등 총 4개의 전시실로 구성돼 있다. 9000여 권의 의약서적을 소장하고 있는 의약도서실도 갖추고 있다.
동의보감, 의방유취 등 TV나 교과서 속 의약 유물을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예약을 통해 소화제 만들기, 혈액형 알아보기, 치약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을 무료로 할 수 있다. 박물관 속 갤러리인 ‘생명갤러리’에서는 생명에 대한 현대 예술품을 감상할 수 있다.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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