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 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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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6년 12월21일 오스트리아제국 해군은 영국 엔지니어 로버트 화이트헤드의 공기 압축 스크루 작동 방식을 수용해 배에서 발사할 수 있는 어뢰를 최초로 실전 배치했다. 그리고 2차 대전이 한창인 1951년 압축 공기를 다른 곳에 활용하려는 노력이 등장했는데, 자동차 에어백을 처음 개발한 존 해트릭이 주인공이다. 압축 공기를 이용해 ‘자동차 충돌 사고 때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공기주머니’를 고민했고, 그 결과물이 지금의 자동차 에어백이다.
미국 해군에서 어뢰 개발을 담당하던 해트릭이 에어백 특허를 획득했을 즈음 독일에서도 발터 린데러가 에어백 특허를 추진했지만 등록은 1953년 11월 완료됐다. 그러나 에어백 팽창 속도가 느려 안전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고 이후 특허는 메르세데스벤츠 등 자동차회사로 넘어가 개발이 이뤄졌다.
그런데 처음부터 해트릭이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다. GM을 비롯한 미국 주요 자동차 제조사는 에어백을 안전 품목이 아니라 원가 상승만 가져오는 불필요한 장치로 인식했다. 최초의 상업용 에어백이 해트릭의 특허 만료 기간이 지난 1971년 등장한 배경이다.
그럼에도 여러 나라에서 관련 기술은 진화를 거듭했다. 특히 일본의 엔지니어 야스 자부로는 1964년 에어백 안전망 시스템을 개발해 14개 나라에서 특허를 취득했다. 이어 1967년 에어백의 사업화 가능성을 높게 내다본 앨런 브리드는 작은 튜브 속에 넣은 쇠구슬의 움직임을 충격으로 감지하는 방법을 생각해냈다. 구슬이 튜브 안에 있다는 의미에서 ‘BIT(ball-in-tube)’ 센서로 불렀다.
이후 브리드는 아지드나트륨을 기폭제로 활용해 팽창 속도를 순간적으로 높였다. 그 결과 브리드의 에어백은 미국 내 자동차회사 가운데 처음으로 크라이슬러가 받아들였고, 비슷한 시기에 개발된 ‘오토 셉터’라는 충격 완화 장치는 변속기 제조사로 알려진 이튼이 포드에 제공했다.
1981년 메르세데스벤츠가 S클래스의 에어백을 안전띠와 연동해 주목을 끌었고, 1987년 포르쉐는 944 터보의 운전석과 조수석 에어백을 기본으로 포함시켰다. 1988년 크라이슬러는 측면 에어백을 도입했고, 지프는 1992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처음으로 그랜드 체로키에 에어백을 넣었다. 또한 같은 해 국내에선 현대차 그랜저에 에어백이 적용돼 화제를 모았다.
에어백은 지금도 진화 중이다. 볼보는 충돌 때 에어백이 터지며 보닛을 높여 키 작은 보행자의 머리 충격을 줄이는 보행자 에어백을 개발했고, 안전띠에 에어백 기능을 넣은 벨트백도 등장시켰다. 나아가 에어백 재질을 금속으로 바꾼 스틸백도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이제는 에어백이 단순한 충격 완화용 공기주머니가 아니라 자동차 전체에 발생하는 모든 충격을 줄이는 중요한 역할로 확대되고 있다.
그런데 앞으로는 에어백도 사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자율주행 시대가 되면 사고 자체가 없어 안전장치의 필요성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사고 없는 차에 굳이 무거운 안전장치를 잔뜩 달면 무게 증가에 따른 에너지 소비만 증가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래도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많지만 점차 작아지는 중이다. 에어백뿐 아니라 자동차에서 ‘안전’이라는 개념 자체가 전환된다는 뜻이다.
권용주 오토타임즈 편집장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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