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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 타고 가던 홍콩~마카오 30분이면 OK, '亞 작은 유럽' 마음껏 즐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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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향기

세계 최장 55㎞ 강주아오 대교 개통



[ 김희경 기자 ]
마카오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얘기가 있다. 지난달 23일 개통한 강주아오(港珠澳) 대교 소식이다. 이 대교는 중국 본토 광둥성 주하이와 마카오, 홍콩을 잇는 세계에서 가장 긴 다리다. 무려 55㎞에 달하며 30~40분이면 홍콩에서 마카오로 건너올 수 있다. 페리를 타고 홍콩에서 마카오로 건너오던 사람들이 이제 간편한 교통수단으로 단시간 내에 마카오로 올 수 있게 된 것이다. 외국 관광객들도 홍콩에 들렀다가 강주아오 대교를 타고 얼마든지 마카오로 올 수 있다. 여권만 소지하고 있으면 누구나 건널 수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외국인이 몰릴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카지노 그 이상의 글로벌 관광 도시로

마카오 곳곳에선 이미 변화를 맞이할 준비를 마친 것 같았다.

공항에서 셔틀버스로 5분 남짓, 걸어서 10분 정도에 펼쳐지는 리조트 시티오브드림스와 그 주변은 이런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공간이었다. 2009년부터 조성된 이곳엔 서로 다른 스타일의 호텔과 식당, 쇼핑몰 등이 모여 한번에 많은 것을 체험할 수 있다. 한 리조트 안에 4개의 호텔과 20개가 넘는 식당, 유명 브랜드숍이 자리하고 있었다. 하루 종일 이곳에만 머무는 여행객도 많다고 한다.


호텔은 모르페우스호텔, 크라운타워, 그랜드하얏트마카오, 카운트다운호텔 등이 각자의 개성을 뽐내며 어우러져 있다. 세계적인 건축가 고(故)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모르페우스호텔은 파격적이고 우아한 디자인으로 이곳의 상징이 돼 있었다. 시티오브드림스의 식당들은 예약을 하거나 오랜 시간 줄을 서지 않으면 먹기 힘들 정도로 붐볐다. 미쉐린가이드 투스타를 획득한 프랑스 레스토랑 ‘더 테이스팅 룸’, 유명 중식당 ‘제이드 드래건’, 미쉐린 원스타 일식 레스토랑 ‘신지 바이 가네사카’ 등이다. 숙식을 해결하는 동시에 쇼핑까지 한번에 즐길 수도 있도록 이어져 있었다. 명품 브랜드가 총집결돼 있는 것은 물론 컵, 휴대폰 케이스, 티셔츠 등 소소하면서도 개성 넘치는 리테일 브랜드도 입점해 있어 다른 곳에 머물던 관광객도 이곳을 찾고 있었다.

시티오브드림스에서 5분 남짓 떨어진 곳으로 걸어나갔다. 마카오가 ‘아시아의 작은 유럽’으로 불리는 이유를 실감할 수 있었다. 국내 드라마에도 자주 등장한 베네시안리조트 덕분이다. 길게 늘어진 운하를 따라 곤돌라를 타면 유럽에 온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뱃사공은 손님들을 태우고 노를 저으며 아름다운 노래를 선사했다. 건물 곳곳에 배치된 300여 개의 매장을 둘러보는 재미도, 커피 한잔을 하며 여행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기쁨도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았다.

◆고풍스러운 유럽식 골목도 곳곳에

마카오의 화려함에 살짝 지쳐가고 있을 때쯤 완전히 다른 분위기의 공간들과 마주했다. 한적하고도 고풍스러운 곳이었다. 시티오브드림스, 베네시안리조트에서 걸어서 20분 정도 걸리는 곳에 있는 타이파빌리지는 특히 이런 화려함과는 다른 느낌을 줬다. 과거 마카오를 지배하던 포르투갈 사람들이 주로 머물렀던 이곳은 소박하면서도 아기자기한 멋이 살아 있다. 지중해풍 주택이 띄엄띄엄 자리하고 있고 아름다운 벽화도 곳곳에 그려져 있다. 작은 먹자골목도 형성돼 있어 서울 연남동과 비슷하다는 느낌도 받았다.

마카오의 상징 성바오로성당에서도 이런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시티오브드림스에서 택시를 타고 20여 분 가서 10분 정도 걸으니 높은 계단 위에 있는 성바오로성당에 닿았다. 17세기 초 이탈리아 예수회 수도사들이 설계한 이 성당은 몇 차례나 화재를 겪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성당 정면과 계단 정도만이 그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정면은 정교하고 우아함이 고스란히 배어 나오는 반면 뒷부분은 화재로 인한 그을음이 남아있었다.

하지만 이런 점 때문에 여행객들은 마카오의 화려함에 묻힐 뻔한 역사의 흐름과 고통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것 아닐까.

마카오=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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