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무기시험 현장 방문
軍 "신형 장사정포 시험 추정"
전문가 "핵·경제 병진 회귀 가능성 내비치며 기싸움 벌이는 양상"
[ 이미아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 개발한 첨단전술무기’를 현지 지도했다고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이 16일 보도했다. 우리 군당국은 이 무기를 신형 장사정포로 추정했다.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국방과학원 시험장을 찾아 새로 개발한 첨단전술무기 시험을 지도하셨다”고 전했다. 김정은은 해당 무기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생전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 직접 개발을 이끌었던 무기체계라며 “유복자 무기와도 같은데 오늘의 이 성공을 보니 우리 장군님 생각이 더욱 간절해진다”고 말했다. 김정은이 북한군의 무기 시험을 현장에서 지도한 건 지난해 11월29일 보도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발사 후 1년 만이다.
군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시험을 지도한 첨단전술무기를 신형 장사정포로 추정하고 있다”며 “김정일 시대 때부터 개발 중인 무기로 정보당국에서도 지속해서 확인하고 있던 내용”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북한 매체 보도에 대해 “‘첨단’은 대내용으로 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군사 강국을 중단 없이 지향한다는 의미이고, ‘전술 무기’는 대외용 무력시위는 아니라는 의도를 내포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북한에서 첨단전술무기 시험이라고 확인해 준 사안에 대해 우리 군이 도발로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김정은의 현지지도 지역에 대해선 “신의주로 알고 있다. 바다가 가까운 그 지역에 국방과학원 시험장이 있다”고 전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김정은이 보내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살피는 게 중요하다”며 “미국의 대북제재 기조가 강력히 지속되는 가운데 북한이 핵·경제 병진노선의 회귀 가능성을 내비치며 기싸움을 벌이는 인상”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은 지난 2일 권정근 외무성 미국연구소장 명의로 “만약 미국이 우리의 거듭되는 요구를 제대로 가려듣지 못하고 그 어떤 태도 변화도 보이지 않은 채 오만하게 행동한다면 지난 4월 우리 국가가 채택한 경제건설 총집중 노선에 다른 한 가지가 더 추가돼 ‘병진’이라는 말이 다시 태어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북한 매체들은 김정은이 중국과 접경도시이자 경제특구인 신의주를 방문한 것도 이날 보도했다. 김정은의 첨단전술무기 시험 지도가 이례적으로 공개됨과 동시에 신의주 방문도 같은 날 함께 보도된 건 북한의 경제발전에 대한 의지와 북·중 경제협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신의주의 기반시설 구축에 힘쓰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노동신문은 이날 김정은의 신의주 건설계획 지도 소식을 1면에 배치하고, 첨단전술무기 시험 지도 기사는 상대적으로 덜 부각되는 2면에 게재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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