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량 부족 7개월 만에 해결
엑스트레일 출시로 SUV 늘린다
한국닛산이 고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무라노’(사진) 판매를 재개했다.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지 7개월 만이다. 내년 초에는 엑스트레일 등 SUV 신차 출시가 예정돼 있어 실적 정체를 딛고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닛산은 이달 초 공식 딜러사를 통해 2018년형 무라노 판매를 다시 시작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4월부터 일본 닛산자동차가 글로벌 생산 물량을 조절하는 과정에서 판매 공백이 발생했었다”며 “이달부터는 출고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라노는 플래그십(기함) 하이브리드 SUV다. 2.5L 가솔린 엔진과 전기 모터를 장착해 최고 출력이 253마력(시스템 합산 기준), 최대 토크는 33.7㎏·m다.
한국닛산은 그동안 SUV 라인업 공백을 제때 메우지 못해 판매에 난항을 겪어왔다. 대형 패스파인더를 제외하면 소비자의 선택지는 없는 실정이다.
특히 실적 허리 역할을 해온 캐시카이가 2016년 배출가스 조작으로 판매 정지 명령 및 리콜(결함 시정) 처분을 받은 게 뼈아팠다.
SUV 라인업 부재는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한국닛산은 수입차 시장에서 올 1~10월 4211대를 팔아 전년 동기(5367대)보다 21.5% 뒷걸음질 쳤다.
이 기간 시장 점유율은 2.8%에서 1.9%로 떨어졌다. 특히 올해 판매한 4211대 중 4114대(97.6%)는 알티마, 맥시마 등 세단으로 치우쳐 있는 상황이다.
서울 지역의 한 딜러는 “구매 상담을 위해 찾아오는 고객이 SUV는 왜 없는지 묻는다”며 “무라노 판매 재개는 그나마 숨통이 트이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국닛산은 무라노와 신차를 앞세워 판매량 회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먼저 내년 초 중형 SUV인 엑스트레일을 공식 출시한다. 이 차는 일본 닛산 모델 중 글로벌 시장 판매량이 가장 많다. 회사 측이 캐시카이의 빈자리를 채울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다.
허성중 한국닛산 사장은 “엑스트레일은 브랜드의 저력을 보여줄 차”라며 “세련된 디자인과 넉넉한 휠베이스(앞뒤 바퀴축 사이 간격), 높은 공간 활용성이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차 브랜드는 수입차 시장에서 입지가 좁아진 상황이다. 올해 시장 점유율은 16.2%로 전년(18.9%)보다 2.0%포인트 떨어졌다. 업계는 독일차와 달리 이름을 알린 SUV가 부족한 것을 약점으로 지목하고 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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