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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애플과 강달러, 뉴욕 증시를 짓누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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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과 달러 강세가 뉴욕 증시를 짓눌렀습니다. 중간선거 이후 주가가 오를 것이란 희망은 점점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12일(현지시간) 다우는 602.1포인트, 2.32% 급락했습니다. S&P 500 지수는 1.97%, 나스닥은 2.78% 내렸습니다.

소폭 하락하며 출발한 뉴욕 증시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하락폭은 급격히 커졌습니다.

대장주 애플은 5% 폭락했습니다. 이에 기술주들도 줄줄이 2~5% 하락했습니다.

애플 아이폰에 안면인식용 3D 센서를 공급하는 루멘텀이 콘퍼런스콜에서 “가장 큰 고객사가 다음 분기 주문량을 당초보다 줄였다”고 밝히며 아이폰 수요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게 원인이었습니다.

루멘텀은 애플이라고 밝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월가는 애플이 지난 1일 콘퍼런스콜에서 “앞으로 실적 발표 때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PC 판매량을 밝히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을 떠올렸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애플이 아이폰 판매량을 밝히지 않겠다고 한 건 향후 판매가 줄어든다는 뜻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애플이 앞으로 서비스(앱스토어 및 애플 뮤직 등 콘텐츠 판매) 매출을 늘리겠다고 한 데 대해 “아이폰을 가진 사람이 늘지 않는다면 어떻게 서비스 매출이 급증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습니다.

애플은 서비스 매출을 늘리기 위해 콘텐츠 투자를 늘리고 있습니다.

그는 “콘텐츠 투자에서 과연 돈을 벌 수 있을까”라며 넷플릭스의 예를 들었습니다.

넷플릭스는 구독자가 1억4000만명에 달하지만 콘텐츠 투자 때문에 현금흐름상 지난해 18억달러, 올해 30억~40억달러 적자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달러 강세도 이날 뉴욕 증시를 옥죄었습니다.

달러는 지난 한주 동안 1.4% 상승해서 17개월만에 최고치까지 올랐는데, 이날만 0.8% 추가 상승했습니다. ICE 달러 인덱스는 97.495까지 치솟았습니다.

원인은 여러가지 입니다.

① 브렉시트 등 EU 불안요인 지속

영국과 유럽연합(EU)간 브렉시트 협상이 막판 진통을 겪고 있는데다, 이탈리아가 내년 예산안을 EU에 수정 제출해야하는 기한이 다가오면서 파운드화와 유로화가 동반 하락해 달러를 밀어올렸습니다.

② 미국 금리는 계속 상승한다

지난주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치솟으면서 미 중앙은행(Fed)이 계속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Fed는 FOMC 성명서를 통해 12월 뿐 아니라 계속적인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을 시사했습니다.



③ 글로벌 침체 속 미국만 경기가 좋다

지난주 유럽은 성장률 전망치를 낮췄고, 중국도 자동차판매가 추락하는 등 글로벌 경기가 한 풀 꺾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경기는 여전히 좋은 상태입니다.

④ 미국, 에너지 독립 이뤘다(더 이상 달러주고 원유 안산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이날 10월을 기준으로 미국이 에너지 독립을 이뤘다는 보고서를 냈습니다.

지난달 미국의 하루 에너지 생산량(원유+천연가스 환산)이 1590만배럴로 전년동기보다 200만배럴이 증가해 국내 수요를 충족시키는 수준에 도달했다는 겁니다.

2008년만 해도 미국은 GDP의 3%에 달하는 달러를 원유 수입에 썼습니다. 하지만 이제 자체 조달이 가능해졌습니다. 그만큼 달러가 외부로 나가지 않는다, 즉 달러 강세 요인입니다.

달러가 강세를 지속하면 미국 기업들의 실적은 꺾일 수 밖에 없습니다.

미국 경제의 수출입 비중은 12%에 불과하지만, S&P 500 기업들은 매출의 약 40%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날 급락한 애플과 알파벳(구글 지주회사) 등 기술주들은 더욱 그렇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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