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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공룡' 넷플릭스의 핵심은 이야기…"올해 콘텐츠에 9조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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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서 한국 신작 론칭과 콘텐츠 전략 발표

드라마·예능 10여편 공개
김은희 '킹덤' 내년 1월말 방영
콜롬비아 마약왕 실화 담은 미드 '나르코스:멕시코'도 눈길
추리 예능 '범인은 바로 너2'…드라마 '첫사랑…' 등은 내년에

거침없이 질주하는 넷플릭스
작년 매출 13조…전년비 32%↑…지난달까지 회원 1억3710만명
플랫폼 성패는 스토리·작가…매출 70~80% 콘텐츠에 쏟아



[ 유재혁 기자 ]
“세계는 이야기를 나눌 때 연결됩니다. 우리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전 세계의 위대한 이야기와 뛰어난 이야기꾼들을 찾아 투자하는 이유입니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는 8일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호텔에서 열린 ‘시 왓츠 넥스트:아시아(See What’s Next:Asia)’ 행사의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9일까지 아시아 지역 콘텐츠를 주로 소개하는 이번 행사에선 한국 콘텐츠 4편, 미국 드라마 4편, 인도 콘텐츠 6편, 태국, 일본 등 넷플릭스 기대작 17편의 개봉 계획을 밝힌다. 이들 작품은 지난 2일 ‘하우스 오브 카드 시즌 6’가 공개된 것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회원들에게 공개된다.

‘킹덤’ 등 한국 콘텐츠 공개

한국 콘텐츠로는 화제 드라마 ‘시그널’의 김은희 작가가 쓴 6부작 ‘킹덤’(내년 1월25일 방영 예정)이 가장 주목된다. 조선시대 왕세자가 굶주린 끝에 좀비가 돼버린 이들의 비밀을 파헤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주지훈, 류승룡, 배두나 등이 나서며 시즌제로 정착시킬 계획이다. 유재석과 허당 탐정들의 추리 예능 ‘범인은 바로 너’가 최근 인기리에 막을 내리자 10부작 시즌2를 제작해 내년에 공개하기로 했다. 연애 감정 제로인 남자와 여자친구, 그 사이에 있는 다른 남자의 삼각 로맨스를 담은 8부작 ‘첫사랑은 처음이라서’, 상대방의 진심을 알고 싶어 하는 연인들의 심경을 파헤치는 8부작 ‘좋아하면 울리는’ 등도 내년에 각각 공개된다.

미드 ‘나르코스:멕시코’는 오는 16일 전 세계 회원들에게 공개된다. 콜롬비아 마약왕의 실화를 담은 전편에 이어 1980년대 멕시코 마약 범죄조직의 세계를 그린 속편이다. 고전소설《정글북》의 몇 년 후 사건을 다룬 ‘모글리’, 한날한시에 태어나 억만장자에게 입양된 7명의 초능력자에 관한 이야기인 ‘엄브렐러 아카데미’ 등도 준비돼 있다.

각국 최고 스토리텔러들에게 투자

넷플릭스의 매출은 2016년 9조9200억원에서 지난해 13조1350억원으로 약 32.4% 증가했다. 올 3분기 매출도 4조49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늘었다. 세계 회원 수도 꾸준히 증가해 지난 3분기까지 총 1억3710만 명을 기록했다. 헤이스팅스 CEO는 “콘텐츠 소비방식을 혁명적으로 바꿨기 때문”이라며 “영화, TV에 이어 인터넷망은 새로운 소통방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2년 반 전 중국을 제외한 세계 모든 시장에 진출했다고 자랑했다. 하지만 “유튜브 구독자가 우리의 7배나 되는 점을 고려하면 (넷플릭스는) 여전히 작은 규모”라고 했다. 이어 “유튜브는 비록 무료 콘텐츠이긴 하지만 세계 많은 사람이 인터넷을 통해 영상을 즐긴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사례”라고 덧붙였다.

헤이스팅스 CEO는 플랫폼 경쟁의 관건이 콘텐츠라고 보고 검증된 크리에이터들과 작업해 고품질 콘텐츠를 생산하는 원칙을 지켜왔다. 그는 “넷플릭스는 가장 뛰어난 스토리에 투자한다”고 소개했다. 또 “좋은 이야기는 세계 다양한 형태의 사람들을 연결해 준다”며 “그들이 비슷한 꿈과 희망을 지녔다는 사실도 알려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킹덤은 한국에서 만들어졌지만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 것”이라며 글로벌 공유성을 강조했다.

넷플릭스는 매출의 70~80%를 콘텐츠 제작비로 지출한다. 올해도 9조원가량을 콘텐츠 제작에 투자한다. 이는 한국 콘텐츠업계의 총 제작비 4조5000억원의 2배다. 투자금 중 일부는 국내로도 유입되고 있다. 6부작 ‘킹덤’에 120억원, ‘미스터 션샤인’ 구매에 300억원 정도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는 질적으로도 급성장했다. 지난 9월 열린 에미상 시상식에서 넷플릭스는 23개 부문에서 수상해 ‘드라마 명가’ HBO채널과 공동 최다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싱가포르=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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