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대표가 7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를 만났다. 나델라 대표가 국내 게임업계 관계자를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대표는 게임,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델라 CEO는 이날 오후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김 대표와 회동을 가졌다. MS가 주최한 인공지능(AI) 콘퍼런스 ‘퓨처 나우(Future now)’의 기조연설을 한 뒤였다.
그는 이날 콘퍼런스 기조연설 일정을 마치고 주로 국내 경제계 인사를 만나 협략 방안을 논의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는 오전에 회동해 AI 등 4차산업혁명 분야에 대해 회사 전략을 서로 소개하고 협력 방안에 대해 얘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델라 대표와 김 대표 간 회동은 예사롭지 않다는 게 IT업계의 평가다. 나델라 대표가 4년 전인 2014년 첫 방한했을 당시에는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해 LG전자, KT 등 특허와 클라우드 등 MS 사업과 직접 관련이 있는 대기업 관계자들을 만났다.
하지만 MS와 엔씨소프트 사이에는 서로 관련 있는 현안이 뚜렷하게 없다. 더욱이 두 대표의 만남은 MS 측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나델라 대표와 김 대표는 주로 게임사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MS의 주요 사업 중 하나는 게임이다. MS는 콘솔용 게임기인 ‘엑스박스(Xbox)’를 제조하고 게임도 유통하고 있다. 최근 국내 총싸움 게임 ‘배틀그라운드’의 엑스박스원 버전이 400만장 이상 팔려 크게 성공하기도 했다. 엔씨소프트는 신작 PC 게임을 콘솔 버전으로도 준비하고 있다.
두 대표는 게임을 마케팅 수단으로 협력하는 방안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단말기 제조업체나 이동통신사들이 스마트폰에 인기게임을 탑재해 판매했듯이 MS의 PC 운영체제(OS) 유통에 엔씨소프트 게임을 활용하는 방안 등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엔씨소프트는 자사 게임들이 세계적으로 흥행하면서 외부 클라우드 이용 비용만 연간 수백억원에 달해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기업에는 ‘VIP고객’”이라며 “MS에서 자사의 클라우드 서비스 추가 사용을 요청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아마존의 아마존웹서비스(AWS), MS의 애저 등의 클라우드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두 사람은 AI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엔씨소프트는 김택진 대표 직속의 AI센터와 NLP(자연어처리)센터를 주축으로 AI를 연구하고 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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