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시중은행이 올해 최대 화두인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에 한층 박차를 가하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허인 KB국민은행장은 미국 정보기술(IT)산업의 중심지인 실리콘밸리를 방문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벤치마킹 사례를 직접 챙기며 디지털 전환에 힘을 쏟는다.
허 행장은 이달 4∼9일 미국 뉴욕과 샌프란시스코를 차례로 방문해 ICT 기업 벤치마킹 사례를 모색하고 인재초청 간담회를 연다. 이번 일정에는 한동환 디지털금융그룹 대표와 이우열 IT그룹 상무가 동행했다.
이번 미국 방문은 KB국민은행이 지난 1일 '디지털 전환' 선포식을 연 뒤 사흘 만에 이뤄졌다. 허 행장은 선포식에서 2025년까지 디지털 관련 분야에 총 2조원을 투자하고 디지털 인재 4000명을 양성할 계획임을 밝힌 바 있다. 또한 KB국민은행은 'IT기술혁신센터'를 신설해 금융업무에 인공지능(AI)와 블록체인 등 신기술 관련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KEB하나은행은 지난달 디지털 혁신 조직 신설을 골자로 한 대규모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하나금융그룹이 올해를 그룹의 '디지털 전환 원년'으로 공표하며 가장 큰 관계사인 KEB하나은행의 조직부터 바꾼 것이다.
이에 디지털 전환 특임조직인 '디지털랩(Digital Lab)'과 데이터전략부를 새로 꾸리고, 업무프로세스 혁신부서를 본부로 전환했다. 디지털랩은 그룹·단·본부 내 각 부문의 자율적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는 조직으로 영업·채널·상품·시스템·조직·기업문화 등 은행의 모든 부문에서 디지털 혁신을 접목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본부 산하에 영업점 지원부서인 업무지원센터를 배속시켜 영업점과 연계된 후선업무의 디지털화를 진행한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미래의 하나금융그룹은 휴매니티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활용해 손님에게 최고의 경험을 선사하는 '데이터 기반 정보회사'가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신한은행 역시 '초 맞춤형 서비스 구현'을 목표로 디지털 혁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인 '신한SOL'에서 국내 은행 중 처음으로 퇴직연금 확정기여형(DC) 가입을 시작하는 등 타은행보다 서비스를 강화하고 나섰다.
우리은행은 지난 6월 영업지원 부문 소속의 디지털금융그룹을 국내 마케팅을 총괄하는 국내 부문에 배치하는 조직 개편을 실시했다. 이와 함께 디지털전략을 총괄하는 '최고디지털책임자(CDO)'로 외부전문가인 황원철 그룹장을 영입하고, 빅데이터를 활용해 마케팅을 지원하는 '빅데이터센터'를 신설·운영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외부협업 인프라의 기반이 되는 오픈 인터페이스(API)를 구축해 핀테크 업체, 스타트업을 포함하는 외부 개발자 그룹들과 함께 활용성 높은 융합 API와 서비스를 발굴할 예정"이라며 "영업점에 전자서식을 도입하고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를 통한 사무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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