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성 표적 EGFR TKI 저해제 ‘레이저티닙’
글로벌제약사 J&J 자회사 얀세바이오텍에 기술이전
계약금 560억, 단계별 마일스톤 1조3500억원
공동개발사 오스코텍과 제노스코에 40% 배분
내년부터 글로벌 임상 진행 예정
유한양행이 1조40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한미약품이 프랑스 사노피에 5조원대 기술수출 소식을 알린지 3년 만에 나온 대형 계약이다.
유한양행은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존슨(J&J)의 자회사인 얀센 바이오테크(Janssen Biotech)와 EGFR TKI 저해제 ‘레이저티닙’(프로젝트명 YH25448)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총 계약규모는 약 1조4000억원(12억5500만달러)으로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은 560억원(5000만 달러)에 이른다.
이번 계약에 따라 얀센은 전세계에서 레이저티닙에 대한 개발, 제조 및 상업화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가지게 된다. 국내에서 개발 및 상업화 권리는 유한양행이 유지한다. 유한양행은 얀센 바이오텍과 내년부터 레이저티닙의 단일요법과 병용요법에 대한 글로벌 임상시험을 공동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유한양행은 개발, 허가, 상업화에 성공하게 되면 단계별 마일스톤 기술료로 총 12억500만 달러(약 1조3500억원)을 받을 수 있다. 이는 공동개발사인 오스코텍과 제노스코에 기술수출금액 및 경상기술료의 40%는 배분해 지급할 예정이다. 제품 상업화시 순 매출액에 따라 경상기술료도(Royalty) 수령하게 된다.
그러나 임상시험과 허가, 상업화에 실패할 경우 기술이전 계약은 종료된다. 이 경우 유한양행이 얀센 측에 지급할 위약금은 없다. 한미약품의 경우 2015년 사노피에 에페글레나타이드와 랩스 인슐린 등 3가지로 이뤄진 '퀀텀 프로젝트'를 5조원에 수출했지만 1개 계약이 해지되고 2개 계약이 수정되면서 전체 기술수출 규모가 3조원대로 축소됐다. 유한양행이 기술수출한 레이저티닙은 국내 임상 초기 단계여서 글로벌 임상과 허가, 상업화 관문을 통과하려면 수년이 걸릴 전망이다.
레이저티닙은 EGFR 돌연변이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내성 표적 폐암신약 후보물질이다. 선택적이며 비가역적이고 뇌조직을 투과하는 경구용3세대 EGFR TK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타이로신 인산화 효소) 억제제로서, EGFR TK 변이성 비소세포폐암에 대해 효능이 강력해 1차 치료제로서의 개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신약으로 평가된다. 올 7월부터는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의 연구비 지원을 받아 유한양행과 제노스코가 공동으로 국내에서 비소세포폐암 임상 1/2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임상 중간 결과에 따르면 레이저티닙은 EGFR TK억제제에 내성이 생긴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뇌전이 여부와 상관없이 효능을 나타냈다. 3단계 이상의 중증 부작용 발현율도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약물보다 약효 높고 안전성이 우수해 병용 요법으로서 개발시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이정희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은 "폐암 및 항암제 연구개발과 관련한 얀센의 우수한 과학적 전문성을 고려할 때 얀센은 최상의 전략적 파트너"라며 "양사간 협업을 통해 폐암으로부터 고통 받는 환자분들의 삶을 개선시키기 위해 본 치료제의 개발을 앞당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