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등에 시장 공개 개입
인민銀, 중국發 금융위기 차단
홍콩시장 유동성 흡수 총력전
'마지노선' 붕괴 땐 자본 유출 가속
[ 강동균 기자 ] 위안화 환율이 중국 정부와 시장이 마지노선으로 보는 달러당 7위안 선에 바짝 다가서자 인민은행이 공개적으로 외환시장 개입에 나섰다. 인민은행은 11월7일 홍콩에서 200억위안(약 3조2700억원) 규모의 중앙은행증권을 발행한다고 31일 발표했다.
중앙은행증권은 인민은행이 발행하는 위안화 표시 단기 채권으로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장치다. 만기는 수일부터 수년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번에 발행하는 중앙은행증권은 3개월물 100억위안어치와 1년물 100억위안어치다.
중앙은행증권을 발행하면 홍콩 금융시장에서 위안화 유동성을 흡수해 결과적으로 홍콩 시장에서 위안화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게 된다. 올 들어 미국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7%가량, 지난 3월 고점 대비로는 11%가량 폭락(환율 상승)한 상태다. 역외시장인 홍콩에서 거래되는 위안화 가치가 역내시장인 중국 상하이 시장에서 거래되는 위안화 가치보다 더 가파르게 떨어져 위안화 평가절하를 주도했다. 이날 홍콩 시장에서 거래된 위안화 환율은 장중 달러당 6.9787위안까지 치솟아 7위안 선을 위협하기도 했다.
홍콩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가치가 더 빠르게 추락하는 이유는 금융당국 입김이 쉽게 작용하는 본토와 달리 홍콩은 중국 당국의 직접적인 통제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인민은행은 9월 홍콩 금융관리국과 중앙은행증권 발행·유통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맺으면서 필요시 역외 외환시장을 제어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위안화 환율 달러당 7위안 선이 붕괴되면 자본 유출이 가속화돼 중국발(發) 금융위기가 불거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많다. 이 때문에 2008년 5월 이후 중국 역내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돌파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인민은행 고위당국자인 성쑹청 참사(경제자문역)도 3조달러 넘는 외화보유액을 동원해 위안화 가치 방어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민은행은 이날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10% 오른 달러당 6.9646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2008년 5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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