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규제지역 인천, 분양권 주택 간주 전 막판 분양
낮은 분양가에 금융혜택…전매 노린 투자수요 대거 유입 우려
올해 부동산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인천'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분양권 전매가 가능한 사실상 마지막 분양이 규제가 덜한 인천에 쏠렸기 때문이다. 다음달 말부터는 분양권도 주택으로 간주될 예정이다.
그동안 청약에 당첨된 후 입주 전에 분양권을 전매하면 주택을 소유한 것으로 보지 않았다. 그러나 앞으로는 공급계약을 체결할 때부터 유주택자가 된다. 분양권을 되팔아서 수익을 내는 행위를 근절하고 청약의 기회를 고르게 나누겠다는 의도다. 물론 이건 청약에 '당첨'이 됐을 때 얘기다. 서울이나 수도권의 인기지역에서는 당첨되기도 어려울 뿐더러 자금 조달도 문제다. 하지만 이 틈을 파고든 분양현장이 지난 주부터 열려 있다.
인천에는 3개 단지 아파트의 모델하우스가 문을 열고 청약을 기다리고 있다. 인천 시내에서는 주택재건축인 동부건설의 '주안역 센트레빌', 2기 신도시로 분양대전에 합류한 유승종합건설의 '검단신도시 유승한내들 에듀파크' 그리고 가정지구와 가까운 루원시티에 짓는 SK건설의 '루원시티 SK리더스뷰'가 있다.
가장 낮은 가격에 분양권 전매가 빨리 가능한 단지는 동부건설의 '주안역 센트레빌'이다. 미추홀구 주안7구역을 주택재건축하는 정비사업으로 1458가구 중 일반분양은 578가구다. 전매기간이 6개월이고, 평균분양가는 확장비를 제외하고도 3.3㎡당 1056만원이다. 계약금은 1차로 1000만원 정액제인데다 중도금(60%)에 대해 전액 무이자혜택을 제공한다. 총 가격만 놓고 봐도 최근 수도권에서 분양된 아파트 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평균분양가로는 전용 47㎡가 2억4500만원, 59㎡A형은 2억8200만원, 84㎡A형은 3억5000만원 정도다.
구도심에 들어서는 아파트인데다 분양조건이 좋다보니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 동시에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다. 3000만원 정도만 있으면 분양을 받을 수 있고, 전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수요자가 당첨에 밀렸다가 6개월 뒤 프리미엄을 주고 사야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물론 이 경우 분양권을 매수한 사람은 주택을 소유하는 셈이 된다. 분양권 전매가 쉽지 않을 수 있다.
인천에 청약바람이 이미 부는 곳은 검단신도시다. 수도권 마지막 2기 신도시 분양이다. 첫 분양이었던 호반산업의 '검단신도시 호반베르디움’는 1순위에서 특별공급을 제외한 951가구 모집에 총 5943명이 신청해 평균 6.2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가장 인기가 높았던 주택형은 전용 84㎡A로, 409가구 모집에 4347명의 청약자가 몰리며 10.63대 1로 마감했다.
이 열풍을 이을 것으로 보이는 곳이 검단신도시 AA4블록에 유승종합건설이 짓는 '검단신도시 유승한내들 에듀파크'다. 전용면적 84~107㎡의 938가구 규모다. 분양가는 3.3㎡당 1200만원대로 전용 84㎡A형은 평균 3억9690만원이다. 중도금에 대해서는 이자후불제가 적용된다. 전매기한이 1년이다. 검단신도시에 거주할 계획이 있는 실수요자라면 서두를 필요가 있다. 후속으로 나올 단지들은 분양권 전매가 강화되면서 입주시까지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물론 내주에 공공분양이 예정됐지만, 당첨되지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분양가가 다소 낮을 것으로 관측되면서 경쟁률이 높아질 공산이 커서다.
사실 투자자를 넘어 투기꾼까지 가세할 분위기를 보이는 곳은 따로 있다. SK건설이 서구 가정동 477-7번지 일대에서 분양하는 '루원시티 SK리더스뷰'다. 개관 이후 수만명이 몰렸다는 발표가 있었는데, 과장된 얘기가 아니다. 전용 84㎡ 이상으로 이뤄진 2378가구의 대단지다.
민간도시개발사업인 동시에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아파트다. 공공택지 개발과는 달리 인천이 우선권을 갖고, 일반분양물량의 80%가 추첨제로 공급되는 형태다. 세대주인지 아닌지, 부양가족이 몇명인지 생각할 필요가 없다. 분양권 전매기간은 1년이다. 전용 84㎡ 기준 3.3㎡당 평균 분양가가 1237만원이다. 계약금 10%, 중도금(분양가의 60%) 무이자를 적용했다. 전용 84㎡A형의 평균 분양가는 4억3100만원이다.
가정동 A공인 중개업소 관계자는 "비규제지역으로 인천으로 주소만 옮기면 추첨으로 당첨을 노려볼 만하다"며 "서울 지하철 7호선 루원시티역(가칭)에 대한 기대감까지 보태고 있어 분위기가 좋다"고 말했다. 물론 이 관계자는 기자에게 연락처를 물으며 '좋은 게 있으면 연락을 드리겠다'고 귀띔했다.
인구 300만명의 인천은 대표적인 비규제지역이다. 한 때는 국제도시 개발로 과열이 우려됐던 적도 있었지만, 이제는 분양 시장이나 기존의 주택 시장이 상대적으로 잠잠했던 지역이다. 그렇기에 청약경쟁률도 낮고 분양모집공고 전에 주소지만 이전하면 청약이 가능한 곳이다. 분양권도 6개월 내지 1년 있으면 전매가 가능하다. 이들 단지들의 분양가는 3.3㎡당 1000만~1200만원대로 서울에 비하면 낮고, 일부 단지는 중도금 무이자까지 내걸었다.
수도권 분양 시장에서 좀처럼 보기드문 조건들이다. 다시말해 너무나 당연하게도 투자자나 투기꾼이 몰릴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모델하우스에는 수요자와 투자자들이 주말 내내 뒤엉켰다. 단속은 물론 없었다. 비규제지역이라는 이유로 말이다.
*[김하나의 R까기]는 부동산(real estate) 시장의 앞 뒤 얘기를 풀어드리는 코너입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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