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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증시 급등에 국내 펀드도 '삼바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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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베스파지수 이달 8.5% 올라
주식형 펀드수익률 19% 넘어

대선서 시장친화 후보 당선 가능성

국내 펀드에 모처럼 자금 유입
브라질 ETF에도 관심 커져

"새 정부 경제개혁 추이 지켜봐야"



[ 마지혜 기자 ] 대선을 앞두고 브라질 증시가 뜀박질을 하고 있다. 오는 28일(현지시간) 치러지는 대선 결선투표에서 시장 친화적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사회자유당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어서다. 이달 들어 브라질 보베스파 지수가 7.51% 상승하고 달러 대비 헤알화 가치도 8% 올랐다. 보우소나루 후보가 당선되면 브라질 경제의 고질적인 재정적자 문제가 풀릴 가능성이 높다는 시장 기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브라질 펀드 한 달 19%↑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 설정된 브라질 주식형 펀드 10개는 최근 한 달간 평균 19.35%(23일 기준)의 수익을 냈다. 연초 이후 수익률이 2.10%로 올라서면서 투자자들은 한시름을 놓았다. 브라질펀드에서는 연초 이후 100억원이 빠져나갔지만 최근 한 달간은 1억2000만원이 모처럼 순유입됐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브라질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iShares MSCI Brazil Index(티커명 EWZ)’는 최근 한 달간 20.76% 올랐다.

브라질 증시는 대선 판세의 윤곽이 잡히기 시작한 9월부터 상승세로 전환했다. 지난 7일 1차 대선 투표에서 보우소나루 후보가 지지율 46.7%로 득표율 1위를 차지하자 금융시장은 환호했다. 브라질 경제는 국내총생산(GDP)의 10%에 달하는 재정적자와 77%에 달하는 공공부채로 신음하고 있다. 보우소나루 후보는 공공부채 감축과 국영기업 민영화 등 정책을 내세워 다른 후보자들에 비해 친시장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보우소나루 후보가 승기를 쥐면서 상파울루증시에는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브라질 현지 금융투자회사 가이드 인베스치멘투스는 보우소나루 후보가 당선될 경우 현재 85,000포인트 선에 있는 보베스파지수가 100,000포인트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새 정부 개혁 추진능력 주시

대선 결과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시장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신흥국 가운데서는 브라질의 투자 매력이 가장 높다”면서도 “이미 많이 오른 상태여서 대선 불확실성이 해소된다고 해도 다시 큰 폭으로 상승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시장 관심은 대선 결과에서 새 정부의 향후 개혁 추진 능력으로 옮겨가고 있다. 신환종 NH투자증권 FICC리서치센터장은 “보우소나루 후보가 연금개혁 등을 추진하려면 다른 정당들의 지지를 확보해야만 한다”며 “이에 성공할 경우 개혁 추진 능력을 인정받으면서 브라질에 대한 투자 심리가 빠르게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브라질 국채 투자자들은 헤알화 반등에 따른 환차손 회복 기대가 높다. 헤알화 변동성이 높은 국면을 틈타 분할매수를 추천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하지만 헤알화 안정 여부 역시 향후 브라질의 실질적 개혁 여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희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대규모 재정적자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연금지급액을 줄이는 연금 개혁을 해야 한다”며 “대다수 국민이 싫어하는 이 문제를 새 정부가 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선투표가 끝나고 머지않아 헤알화가 반락 압력에 시달릴 가능성도 상당하다”고 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재정개혁 조치가 구체화되기 전까지는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에 따른 환율 불안이 계속될 수 있다”며 “새로 선출된 대통령이 연금제도와 세제 개편안을 구체화하면서 재정건전성 강화에 힘을 쏟는 행보를 보여야 금융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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