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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조작국' 지정은 피했지만…中 증시 2500 붕괴, 4년來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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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환율전쟁' 일단 모면
내달 트럼프·시진핑 회동 앞두고
美, 양국관계 '파국 카드' 내려놔
中, 기다린듯 위안화 큰 폭 절하

중국 경제 곳곳 '파열음'
금융 불안·성장 둔화·인플레…
"지방 부채 타이타닉 같아"



[ 강동균 기자 ]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18일 경기 하강 우려와 통상 마찰 심화 우려가 겹치면서 2014년 11월 이후 약 4년 만에 2500 밑으로 떨어졌다. 미국 정부의 환율조작국 지정을 피했지만 3분기 성장이 둔화됐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데다 미·중 무역갈등도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에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중국 경제는 금융시장 불안과 성장률 둔화, 부채 과다, 물가 상승 등 악재가 적지 않다. 미·중 통상전쟁이 환율전쟁으로 치닫는 최악은 벗어났지만 언제라도 세계 경제의 ‘핵폭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中 환율정책 투명성 결여”

미 재무부는 이날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고 관찰대상국으로 유지하는 내용의 반기 환율보고서를 발표했다. 한국과 일본, 독일, 인도, 스위스도 계속 관찰대상국으로 분류됐다. 보고서는 최근 중국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미국의 무역적자가 더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도 중국 정부의 직접적인 외환시장 개입은 제한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다음달 아르헨티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정부가 파국으로 몰고 갈 카드는 일단 내려놨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중국의 환율정책에 대한 미국의 압박 수위는 더욱 높아졌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성명에서 “중국의 환율 투명성 부족과 최근 위안화 가치 약세에 대해 특별히 우려한다”며 “앞으로 6개월간 중국의 환율정책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재무부는 보고서에서 중국을 무역 분야에서 갖가지 반칙을 서슴지 않는 국가로 묘사했다. 중국의 집요한 비관세 장벽과 널리 퍼진 비시장적 메커니즘, 만연한 보조금 지급, 그 밖의 불공정 무역 관행 때문에 중국과 무역 상대국의 경제적 관계가 왜곡됐다고 비판했다.

중국은 환율조작국 지정을 피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위안화 가치를 큰 폭으로 절하했다. 인민은행은 이날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25% 오른(가치 하락) 달러당 6.9275위안으로 고시했다. 위안화 가치는 작년 1월 이후 21개월 만에 최저치로 하락했다. 위안화 가치는 이날 장중 한때 달러당 6.9446위안까지 떨어졌다.

◆여전한 중국 경제 위기론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2.94% 하락한 2486.42에 마감했다. 올 들어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1월 고점(3587.03) 대비 30%가량 폭락했다. 미국이 유엔 만국우편연합(UPU)으로 하여금 중국 등에 대한 우편 요금을 올리라고 압박한 것과 미 중앙은행(Fed)이 긴축 의지를 강조한 것이 주가를 끌어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시가 폭락하면서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했던 중국 상장사들이 좌불안석이다. 8월 기준 금융권에 담보로 제공된 상장사의 주식 가치는 5조위안(약 816조원)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증시 급락으로 주식 담보 가치가 하락하면 곧바로 금융회사들도 위험해져 전체 금융위기로 번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경제가 내리막길에 접어들었다는 조짐도 뚜렷해지고 있다. 19일 발표될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6.6% 증가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2009년 1분기 6.4%를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올 들어 중국의 성장률은 1분기 6.8%에서 2분기 6.7%로 떨어졌다.

경기가 급속히 하강하면서 중국 경제의 잠재적 뇌관으로 불리는 부채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부쩍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방정부 부채는 거대한 채무 빙산을 향해 다가가는 타이타닉호와 같은 위험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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