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 잡는 노사관계
'임금 40% 지급 유급휴업'
현대重 신청안, 노동위 불승인
대우조선 올 임단협 타결 못해
강성 새 노조 출범에 초긴장
[ 김보형 기자 ] 불안한 노사 관계도 한국 조선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조선업 침체에 따른 경영 위기 대책으로 노동위원회에 신청한 ‘임금 40% 지급하는 휴업’이 불승인됐다.
울산지방노동위원회는 18일 판정 회의를 열고 현대중공업이 신청한 ‘기준 미달 휴업수당 신청’을 불승인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8월 말부터 가동을 중단한 해양플랜트(원유와 가스 시추·생산설비) 사업본부 근로자 1200여 명에게 종전 임금의 40%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기준 미달 휴업수당 신청을 냈다. 기준 미달 휴업수당 신청이란 근로기준법상 규정된 휴업 때 임금 지급 기준(평균 임금의 70%)에 못 미치는 임금을 줘도 되는지 결정하는 제도다.
회사 관계자는 “해양사업본부 일감이 바닥난 상황에서 대규모 유휴 인력 고용을 유지하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면서도 “울산지방노동위원회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2014년 11월 아랍에미리트(UAE) 나스르 해양플랜트 수주를 끝으로 추가 수주를 못하다가 지난 10일 미국 석유개발업체 엘로그로부터 반잠수식 원유생산설비 공사를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설계 기간만 1년 이상 걸리는 해양플랜트 특성상 실제 건조는 내년 하반기에나 시작될 전망이다.
구조조정 중인 대우조선해양도 올해 임금·단체협상을 타결하지 못했다. 지난 11일 치러진 새 노조 집행부 선거에서 강성 조직으로 꼽히는 ‘현장중심 민주노동자 투쟁위(현민투)’ 측 후보가 당선됨에 따라 임단협이 더욱 꼬이게 됐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현민투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임금 하락 등으로 근로자의 희생이 컸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기본급 4.11%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7391억원에 이어 올 상반기 5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는 등 경영 안정화에 성공했지만 이는 작년 3월 정부의 신규 자금 지원(2조9000억원) 덕분이란 지적도 나온다. 2015~2016년 수주 부진이 실적에 반영되는 내년엔 다시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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