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英 옥토퍼스 인베스트먼트 케빈 번 이사
은퇴자 전용 주택 등 투자 땐 年 15% 내부수익률 기대
[ 유창재 기자 ] 영국 자산운용사인 옥토퍼스 인베스트먼트의 케빈 번 이사(사진)는 “영국의 은퇴자를 위한 부동산 시장에 700억달러(약 78조원)에 달하는 투자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번 이사는 오는 2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리는 ‘ASK 2018 글로벌 부동산·인프라 투자 서밋’을 앞두고 1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인구 구조의 변화가 거대한 투자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번 이사는 “영국 은퇴자는 전체 인구의 18%에 달하며 이 연령대의 증가 속도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3배나 빠르다”며 “증가하는 고령 인구에게 필요한 재화와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영국은 인구 고령화에 따른 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기 때문에 “은퇴자 전용 주택이나 헬스케어 시설과 같은 인프라 및 부동산을 공급하면 좋은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번 이사는 “영국 은퇴 인구의 67%가 대출 없이 주택을 소유하고 있으며 그 가치는 1조4000억달러에 달한다”면서도 “이들이 가진 것은 대부분 고령자에게 적합하지 않은 주택”이라고 했다. 이어 “영국 은퇴자의 33%는 현재 가진 집을 팔고 은퇴자 전용 주택으로 이사하고 싶어 하지만 공급 부족으로 이를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사람은 7%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호주에서는 전체 주거용 부동산의 5%가 은퇴자 전용으로 지어졌지만 영국은 이 비율이 0.7%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번 이사는 “이 같은 부족분을 채우는 데 앞으로 10년 동안 700억달러의 투자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여기에 투자하면 최소 연 15%의 내부수익률(IRR)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80~200가구가 있는 넓은 아파트 단지에 공동 헬스케어 및 웰빙 시설을 갖춘 곳이 전형적인 은퇴자 전용 부동산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번 이사는 “세계 경제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어 글로벌 부동산 시장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전통적인 부동산은 가격이 많이 올라 기대 수익률이 낮아진 상황”이라며 “학생 기숙사나 실버 주택 같은 틈새시장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옥토퍼스 인베스트먼트는 2000년 설립된 자산운용사로 109억달러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삼성화재 등 한국 기관투자가들이 최근 옥토퍼스가 보유한 영국 내 15개 태양광 발전소 리파이낸싱 거래에 160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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