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민우가 MBC 스페셜 '청춘다큐 다시, 스물' 방송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이민우는 10일 한경닷컴과 전화 인터뷰에서 "촬영할 땐 어색함이 전혀 없었다"며 "방송을 보고난 후 먹먹함이 밀려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연기자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이민우는 1981년 MBC 드라마 '조선왕조 오백년'으로 데뷔,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활발하게 활동해왔다. SBS '카이스트'를 통해 대학생의 아이콘으로 등극한 이민우는 2000년부터 MBC '뉴 논스톱'에 출연하면서 '이 반장' 캐릭터로 건실한 대학생의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하지만 돌연 하차했고, 16년 만에 '청춘다큐 다시, 스물'을 통해 동료 배우들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다음은 이민우와 일문일답▶ 방송을 보신 소감이 궁금하다.
오랫만에 만나니 기분이 좋았다. 어색함도 없었다. 자주는 못봐도 TV로 다들 봐와서 그런 것 같다. 그냥 좋기만 했는데, 방송을 보니 먹먹해졌다. 그 시절이 생각나고, '뉴 논스톱'을 하면서 좋았던 일, 슬펐던 일들이 떠올랐다.
▶ 출연진에게 사과를 했다.
방송 그대로다. 프로그램이 잘되면 흔드는 사람들이 있는데, '정리대상 1호가 이민우'라는 말이 자꾸 들렸다. 제가 제작진에게 말했고, 그 분들은 '그런일 전혀 없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저 혼자 계속 믿지 못하고 결국 하차 의사를 밝혔다. 지나고 보니 그분들이 맞고, 제가 오해했던 거였다.
▶ 방송이 끝난 후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고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동안 '캣파파'가 되셨더라.
방송 내용 그대로다. 눈에 보이는 아이들을 구조하고, 밥을 주고 했던 것 뿐이다. 제가 KBS 2TV '공주의 남자'을 끝내고 도자기 공방에 참여하게 됐는데, 그곳에 어미 고양이와 아기 고양이 2마리가 와서 자리를 잡았다. 원래 고양이와 친한 사람은 아니었는데, 먹을 것도 없는 건물 옆에서 그러고 있길래 밥을 가져다 준 것이 시작이었다.
▶ 그때부터 고양이들을 돌보고, 구조해왔던 건가.
그때 어미 고양이가 새끼 고양이들이 밥 먹는걸 기다렸다가, 자기가 먹더라. 동물들이 그런 모습이 너무 예뻐서 사료를 줬는데, 한 달 정도 있다가 사라졌다. 그때부터 공방 주변 고양이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남은 사료가 있어서 나눠줬다.
▶ 현재 돌보는 고양이 숫자는 얼마나 되나.
이 녀석들이 몸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공방안까지 들어갔다 나갔다 하는 녀석이 2마리고, 주변에서 사료가 사라지는 것을 봤을 땐 6마리 정도 되는 것 같다. 공방에 들어오는 아이 중 한 마리는 5년 정도 됐는데, 그래도 저랑 놀아주거나 하지 않는다. 손을 타고, 친하게 지내면 길고양이들은 결국 안좋은 결과가 온다고 해서 저도 일부러 곁을 안준다. 먹는 것을 주는 선에서 끝내고, 구조한 아이들은 입양을 보낸다.
▶ 직접 입양한 친구도 있나.
제가 심한 고양이 털 알러지가 있다. 눈도 못 뜬 새끼 고양이를 구조해서 초유도 먹이고, 직접 분유도 타서 먹였는데 감기가 너무 심하게 걸려서 떨어지지 않더라. 링거를 맞을 정도였다. 이상해서 검사를 해보니 알러지였다.(웃음) 반려견으론 오래 전부터 키우던 강아지가 한마리 있다.
▶ 도자기 공방에 다니시고, 동물들을 돌보시느라 활동을 안하신 건가.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과거에 대한 생각도 많았고. 연기자다보니 연기를 잘 못했던 작품들에 대해선 '왜 그랬을까' 고민하고.
▶ 그러는 동안 근황의 아이콘이 되셨다. SNS라도 하셨다면 좋았을 텐데.
그런 건 할 줄 모른다. 무서운 것도 있다. 워낙 조용한 걸 좋아하고. 연기자니까 방송이나, 연극, 영화로 인사드리고 싶다.
▶ 결혼설에도 휘말리지 않았나.
황당스럽긴 했는데, 정말 사실 무근이니까. 다행스럽게 그날 안에 모든 상황이 정리가 되더라. 경림이는 "왜 경찰에 고발 안하냐" 했는데, 뭘 그걸 갖고 경찰에 고발할까 싶었다.
▶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1년 넘는 기간 동안 출연을 논의 하다가 결국 편성이 안되는 경우도 있었고, 피치못하게 거절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제는 추스리고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공방에 나오곤 있지만 직업이 연기자 아닌가. 작품으로 인사드리고 싶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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