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청주 M15공장 준공
22만명 고용 창출 기대
적자기업 인수 7년 만에
글로벌 3위 반도체社로
"72단·96단 낸드플래시로
中과 기술격차 벌릴 것"
[ 고재연 기자 ]
“자칫하면 우리가 망할 수도 있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11년 하이닉스반도체를 인수하기로 결정했을 때 그룹 내부에서는 반대 목소리가 쏟아졌다. 하지만 최 회장은 반도체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자신했다. 2011년 약 3조4000억원에 회사를 인수했다. 이듬해 SK하이닉스는 2273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승자의 저주’라는 말이 나왔다. 그리고 지난해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슈퍼호황’ 덕분에 이 회사는 매출 30조1094억원, 영업이익 13조7213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글로벌 3위 반도체 기업으로 성장했다.
4일 충북 청주에서 열린 SK하이닉스 M15 생산라인 준공식에 참석한 최 회장은 “한때 해외 매각 대상으로 거론되던 적자 기업이 세계 반도체 리더로 자리매김한 것은 SK의 노력만으로 된 것이 아니다”며 “국가와 지역사회에 큰 빚을 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600여 년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 직지심체요절이 남긴 기록이 여전히 우리의 자부심을 드높이듯이 M15 공장도 SK하이닉스뿐만 아니라 한국 반도체 역사의 소중한 유산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혁신으로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한국 반도체 경쟁력을 더욱 굳건히 유지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선제적 투자 △고용 확대 △인재 육성을 통해 국가 경제에 기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M15 공장에 장기적으로 2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올 연말에는 경기 이천 반도체 공장 안에 있는 부지에 M16 공장을 착공한다. 투자 규모는 15조원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빅데이터, 인공지능(AI), 5G, 자율주행차 등 4차 산업혁명의 확산에 따라 메모리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M15 공장 준공으로 대규모 고용 창출 효과가 예상된다는 분석도 나왔다. 서울대 경제연구소는 2023년까지 M15 공장이 21만8000명의 고용 창출과 70조9000억원의 생산, 25조8000억원의 부가가치를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축구장 8개 크기인 6만㎡ 규모 M15 공장은 이르면 올 연말부터 낸드플래시를 생산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D램에 편중된 SK하이닉스 사업구조의 약점이 크게 보완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SK하이닉스 매출 약 30조원 중 76%(23조원)가량이 D램에서 나왔다. D램값이 급락하면 수익성이 크게 나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다만 중국발(發) 반도체 굴기로 낸드플래시 부문의 ‘공급 과잉’ 우려가 커지는 점은 부담이다. 사이먼 양 중국 YMTC 최고경영자(CEO)는 내년 4분기부터 64단 3D 낸드플래시를 대량 생산할 계획이라고 최근 발표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개발한 72단 3D 낸드플래시와 개발 중인 5세대 96단 낸드플래시를 내년 상반기부터 생산해 후발주자와의 격차를 벌린다는 방침이다.
청주=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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