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경 기자의 컬처 insight
케이블 등에 주도권 빼앗겨
선거방송서만 우위 지켜
"기존 제작 관행서 벗어나야"
[ 김희경 기자 ]
추석 연휴였던 지난 25일 SBS에서 파일럿(정규편성 전 선보이는 시험판) 예능 ‘가로채널’(사진)이 방영됐다. 이영애, 강호동, 양세형이 1인 크리에이터로 변신하는 콘셉트였다. 드라마가 아니라 예능에서 배우 이영애를 본다는 소식에 방송 전부터 화제가 됐다. 하지만 방송 이후 지상파 방송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릇만 바꿨을 뿐 내용은 기존 콘텐츠와 다를 바 없었기 때문이다. 가족과 함께 보내는 일상, 그리고 먹방을 선보이는 정도였다. 새로운 트렌드에 맞춰야 한다는 조급함만 드러나고 색다른 인상은 주지 못했다. 포맷을 바꾸는 시도도 그리 신선하지 않았다. MBC가 2015년 ‘마이리틀 텔레비전’을 통해 유튜브를 TV로 끌어들이려는 시도를 이미 했다.
비단 한 프로그램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지상파는 새로움과 익숙함 사이에서 길을 잃은 채 어떤 시청자층도 확실히 붙잡지 못하고 있다. 유튜브뿐만 아니라 케이블, 종합편성채널 등 채널들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예능, 드라마는 물론 뉴스까지 주도권을 다른 미디어 또는 채널에 넘겨줬다. 지상파가 우위를 보인 프로그램은 선거방송뿐이라는 자조 섞인 얘기도 나온다. 다른 채널도 선거방송을 하지만 지상파에서만 출구조사 결과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60여 년의 역사상 유례없는 위기를 겪고 있는 지상파 방송에 과연 출구가 있을까.
연초부터 지상파 방송사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1%대의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가 속출했기 때문. 지금까지 벌써 10편이 넘었다. 상대적으로 일반인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예능에 비해 오랜 시간 축적한 노하우로 만들어낸 드라마의 명성은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 같았다. 하지만 대규모 제작비를 들인 ‘미스터 션샤인’ 등 케이블 드라마는 물론 참신한 웹드라마에도 시청자들을 빼앗겼다. 전체 프로그램 성적표도 초라하다. 지난 17~23일 기준 지상파의 주간 시청률을 보면 20%를 기록한 프로그램은 한 편도 없다. 10%를 넘어선 작품도 드라마는 상위 4편, 예능은 상위 5편이 전부다.
경고음은 곳곳에서 나온다. 대중의 반응에 민감한 광고주들이 먼저 지상파를 떠났다. 케이블 채널이 활성화된 2011~2012년부터 이탈이 가속화됐다. 지상파의 광고 매출은 2005년 2조4000억원에서 지난해 1조4000억원으로 40% 줄었다. 하지만 변화는 더뎠다. “사돈의 팔촌까지 출연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연예인 가족들을 다룬 방송은 반복됐고, 먹방과 여행 예능도 5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드라마도 출생의 비밀 등 기존 스토리 구조에서 크게 벗어나진 못하고 있다.
‘지상파의 위기’를 틈타 다른 채널들은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tvN, JTBC 등은 콘텐츠뿐만 아니라 편성 ‘블록화’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지상파 예능의 독주가 펼쳐졌던 주말 저녁, 금요일 오후 11시 시간대를 공략하기 위해 ‘주말 예능 블록’ ‘불금시리즈 블록’을 마련해 대표 프로그램을 잇따라 편성하는 방식이다.
지상파의 변화 몸부림도 없지는 않다. SBS가 드라마본부 분사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대표적이다. CJ ENM이 2016년 드라마사업 부문을 분사해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을 설립한 것처럼 SBS도 드라마본부를 독립시킨다는 얘기다. 스튜디오드래곤은 분사 이후 ‘미스터 션샤인’ ‘황금빛 내인생’ 등을 잇따라 성공시켰다.
지상파는 어떻게 이 수렁을 벗어나 살아날 수 있을까. 우선 기존 시스템과 관행에서 벗어나는 과감함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스튜디오드래곤은 모회사에만 콘텐츠를 공급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채널에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성장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상파에서도 이런 과감한 시도가 가능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지상파의 콘텐츠가 과거 틀에 머물고 있는 것도 과감함이 부족해서이지 않을까. 진화는 돌연변이 없이는 일어나지 않는다.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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