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페이스북 (3) “페이스북엔 왕이 있다(At Facebook, there is one king)”
(추가영 국제부 기자) 사진 공유 앱(응용프로그램) 인스타그램의 공동 창업자들이 모회사인 페이스북을 떠나기로 하면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의 리더십과 관련, 회사 안팎의 잡음이 커지고 있다. 인스타그램의 공동 창업자인 케빈 시스트롬 CEO와 마이크 크리거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회사를 떠나면서 “휴식을 통해 창의력을 재충전하겠다”고 사임 이유를 밝혔지만 외신들은 저커버그와의 충돌이 배경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페이스북엔 왕이 있다”는 옴 말릭 트루벤처스 투자자의 말을 인용하며 저커버그가 세운 성장 목표에 대한 이견이 표출된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의 사임 소식이 전해지면서 페이스북 주가는 지난 25일(현지시간) 0.3% 하락했다.
페이스북이 지난 5월 블록체인 전담팀을 꾸리는 등 조직 개편을 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갈등이 증폭됐다는 관측도 나왔다. 저커버그가 시스트롬이 영입한 케빈 웨일 전 인스타그램 상품 총괄 부사장을 페이스북 블록체인 담당 부사장에 임명하고, 자신의 심복인 아담 모세리 페이스북 뉴스피드 담당 부사장을 웨일의 자리(인스타그램 상품 총괄)에 앉혔기 때문이다.
이같은 인사 조치를 통해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는 인스타그램에 대한 페이스북의 경영 간섭이 심해졌다는 분석이다. 데이터분석업체 닐슨에 따르면 지난 7월 인스타그램의 미국 이용자는 38% 늘어난 반면 페이스북 이용자는 6.7% 줄었다. 인스타그램의 기업 가치는 2012년 페이스북이 인수할 당시보다 100배 커진 1000억달러로 추정된다.
페이스북이 인수한 스타트업의 대표들이 회사를 나간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브라이언 액턴 와츠앱 창업자와 가상현실(VR) 헤드셋 개발사인 오큘러스의 팔머 럭키도 지난해 페이스북을 떠났다.
이 중 저커버그와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진 액턴이 비판에 가세했다. 액턴 전 와츠앱 CEO는 26일 포브스와 인터뷰에서 페이스북의 타깃 광고 등에 대해 반대해 왔다며 “나는 큰 이득을 얻고 와츠앱 이용자의 사생활을 팔았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타협을 했고 매일매일 그것을 떠올리며 산다”고 덧붙였다. 앞서 액턴은 지난 3월 페이스북의 개인정보 유출이 알려지자 자신의 트위터에 “페이스북을 삭제하라(#DeleteFacebook)”고 썼고, 와츠앱 공동창업자인 얀 쿰마저 지난 5월 페이스북을 떠났다.
이에 대해 전 페이팔 CEO인 데이비드 마커스 페이스북 메신저 담당 부사장이 강하게 반박하면서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마커스 부사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액턴의 인터뷰는) 내가 목격한 사실과 매우 다르다”며 “자신을 억만장자로 만든 사람들과 회사를 공격하는 것은 수준낮은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페이스북은 2014년 220억달러에 와츠앱을 인수했다. 마커스 부사장은 액턴이 암호화와 비즈니스용 메신저 개발에서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실리콘밸리에서 서비스의 본질을 지키려는 자회사와 수익을 늘리려는 모회사 간의 갈등은 드물지 않게 목격된다. 다만 잇따른 창업자의 이탈에도 서비스의 성공을 지속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을지는 저커버그의 몫으로 남았다고 FT는 강조했다. (끝) / gyc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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