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손가락 하트' 기념사진…"나는 모양 안 나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백두산 방문 때 이른바 '손가락 하트' 포즈를 하고 사진을 찍엇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1일 정례브리핑에서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뒷이야기를 밝혔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김 위원장 부부는 20일 오전 백두산을 함께 찾은 한국 측 특별수행단의 요청으로 천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김 위원장은 두 손가락으로 하트 모양을 그렸고, 리설주 여사는 그 하트를 손으로 받치는 포즈를 취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이 과정에서 김 대변인에게 다가와 "어떻게 하는 겁니까"라고 물었고, 김 대변인이 방법을 알려주자 "나는 모양이 안 나옵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방북단에 포함된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이 모습을 남쪽 사람들이 보면 놀라워할 것"이라는 말도 했다고 김 대변인이 전했다.

장군봉 정상에서 천지로 내려가는 케이블카에는 한 대에 네 명씩이 탑승했다. 첫 케이블카에 남북정상 내외가 탔다.

김 대변인은 자신이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과 노광철 인민무력상과 함께 탔다고 전했다. 그는 "김 부위원장이 최근 천지에서 대형 제사상이 발견됐고, 옛날 왕들이 나라의 국태민안을 빌 때 사용하던 제사상이라는 설명을 해줬다"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또 "오늘 두 분 정상도 같이 올라오셨으니 백두산 신령께 조국의 미래를 기원하는 의미가 담긴 것"이라면서 북한 조기천 시인의 장편서사시 '백두산'을 읊어줬다고 한다.

천지에서는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중국과 북한의 국경선이 어떻게 되느냐"고 묻고, 김 위원장이 "흰 말뚝을 기준으로 안 보이는 서쪽이 국경선"이라고 설명했다.

또 김정숙 여사와 리 여사는 팔짱을 끼고서 이동했다고 김 대변인은 떠올렸다.

천지를 떠나는 길에서는 가수 알리가 진도아리랑을 불렀고, 그 자리에 있던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김 위원장에게 "진도가 제 고향입니다"라고 큰소리로 외쳤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백두산에서 내려와 오찬이 진행됐던 삼지연 초대소와 관련해서 김 대변인은 "연못가 풍광을 즐길 수 있도록 일부러 잔디밭에 천막을 치고서 점심식사를 대접하더라"면서 "7명의 실내악단이 연주도 했는데, '예스터데이', '마이웨이' 등 대부분 팝송을 연주했다"고 전했다.

오찬 후 두 정상의 삼지연 다리 산책에 대해서는 리 여사가 "도보다리 걸어가실 때 모습이 연상된다"면서 "그때 너무 멋있었다"라는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또 오찬 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정원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4대 그룹 관계자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등이 김 위원장에게 작별의 술잔을 권했다고 김 대변인은 회상했다. '김 위원장이 작별주를 전부 마셨느냐'라는 물음에 김 대변인은 "그때그때 달랐다"고 했다.

이와 별도로 목란관 환영만찬 공연과 관련해 가수 에일리는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 지코는 '아티스트', 알리는 '365일'을 각각 불렀다. 작곡가 김형석은 알리와 함께 '아리랑' 피아노 연주를 했다. 마술사 최현우의 마술쇼도 있었다.

한편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북한에 머문 총 시간은 54시간이며, 이 가운데 김 위원장과 함께한 시간은 17시간 5분인 것으로 집계가 됐다"면서 "공식 회담은 두 번에 걸쳐 3시간 52분 동안 했다"고 전했다.

그는 "함께 한 식사는 네 번, 첫날 환영만찬이 4시간, 둘째날 옥류관 오찬이 1시간 30분, 둘째날 만찬인 대동강수산시장 만찬은 1시간30분, 마지막날 삼지연 오찬은 2시간 등으로 집계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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