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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관연구 '외길' 안지오랩 "먹는 황반변성 藥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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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제 맥아이, 이달 임상 2상
내년 기술특례상장도 추진



[ 임유 기자 ] 1999년 설립된 안지오랩은 줄곧 혈관신생 한길만 걸어온 바이오 벤처다. 혈관신생은 기존 미세혈관에서 새로운 잔핏줄이 생기는 것으로 배아가 발달하거나 상처가 나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하지만 황반변성, 복부비만, 자궁내막증, 건선, 암 전이 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김민영 안지오랩 대표(사진)는 미국 오하이오주립대에서 생화학 박사학위를 받고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효과학기술원에서 일했다. 혈관신생 연구에 뛰어든 것은 1991년 한효과학기술원 종양생물실장을 맡았을 때부터다. 김 대표는 “당시 의사 대다수가 혈관신생 치료제에 의구심을 품고 있었다”며 “혈관내피세포를 구하기 어려워 실험하기도 만만치 않았다”고 했다.

연구성과가 지지부진했지만 그는 연구를 계속했다. 하지만 외환위기 여파로 1999년 한효과학기술원이 문을 닫았다. 김 대표는 선택의 기로에 섰다. 그는 “혈관신생 치료제가 많은 질병을 고치는 데 쓰일 것이라는 믿음에 은행 대출을 받아 창업했다”고 했다.

안지오랩의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은 다년초 식물 레몬밤에서 추출한 ‘ALS-L1023’이다. 이 회사는 ALS-L1023으로 경구용 황반변성 치료제 ‘맥아이’를 만들고 있다. 이 물질은 혈관신생을 유발하는 단백질을 억제해 황반변성을 치료한다. 김 대표는 “이르면 이달 말부터 삼성서울병원 등 12개 병원에서 임상 2상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했다.

황반변성은 망막의 가장 아래에 있는 맥락막의 신생혈관이 망막 중심부의 황반을 침범하는 질환으로 심하면 실명에 이를 수 있다. 맥아이는 경구제여서 기존 제품과 차별화된다. 아바스틴, 루센티스, 아일리아 등 기존 치료제는 주사제여서 환자의 거부감이 크고 염증이 생기는 등 부작용이 있다. 김 대표는 “루센티스 아일리아 등은 1종의 단백질(VEGF)만 억제하지만 맥아이는 황반변성을 유발하는 단백질 5종을 억제해 효과가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ALS-L1023은 내장지방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2007년 126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2상에서 운동, 식이요법을 병행하며 약물을 복용했더니 내장지방이 15% 감소했다. 현재 임상 3상을 준비하고 있다. 김 대표는 “내장지방은 다른 부위의 지방과 달리 붉은색을 띠는데 신생혈관이 그 원인”이라며 “혈관신생을 막으면 내장지방이 커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내년께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할 계획이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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