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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김정은 백두산 함께 오른다… 제2 '도보다리 산책'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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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9 평양 공동선언
깜짝 친교일정

김 위원장 제안, 문 대통령 수락
평양~삼지연공항은 항공편으로
공항~장군봉 정상까지 차량 이동
백두산서 서울로 곧바로 귀국

"수일 전부터 비상경비태세 강화
백두산行 미리 준비한 듯"



[ 박재원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 남북한 정상회담 마지막 날인 2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백두산을 ‘깜짝 방문’한다. 지난 4·27 남북 정상회담 당시 화제가 된 ‘도보다리 산책’ 이후 백두산 천지에서 또 하나의 이벤트가 마련됐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9일 평양 현지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20일 백두산 방문을 함께하기로 했다”며 “두 분의 백두산 방문은 김 위원장 제안을 문 대통령이 받아들여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예정에 없던 일정을 김정은이 갑작스레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변인은 “구체적인 날짜는 알 수 없지만 어제, 오늘 사이”라고 설명했다.

백두산 방문을 위해 문 대통령과 김정은은 20일 오전 일찍 평양을 떠난다. 문 대통령은 전용기를 통해 삼지연공항으로 이동한 뒤 백두산 정상인 장군봉으로 향할 예정이다. 이번에 이용할 삼지연 공항은 북한에 있는 지방 공항 중에서도 비교적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지연 공항에서 버스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을 이용해 백두산 정상의 장군봉으로 이동하는 데는 1시간에서 1시간30분 정도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을 포함한 일행은 버스를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 대변인은 “장군봉을 오르는 방법은 버스를 타고 산중턱까지 올라간 다음 궤도 차량을 타고 장군봉까지 올라갈 수 있도록 시설이 갖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장군봉에서 천지까지는 케이블카 또는 2000여 개(1.5㎞)의 돌다리를 내려가는 방법이 있다. 평소 등산을 즐기는 문 대통령은 계단을 걸어서 내려가려 할 수도 있지만 김정은을 고려해 케이블카를 이용할 수도 있다. 김 대변인은 “일단 백두산의 남쪽 정상인 장군봉까지 올라갈 예정이고, 날씨가 좋으면 내려가는 길에 천지까지도 갈 것”이라고 했다.

백두산 일정을 마친 문 대통령은 삼지연공항에서 곧장 서울공항으로 귀국한다. 김 대변인은 귀국 시간에 대해 “아마 좀 늦은 시간이 아닐까 싶다”고 전했다.

김정은의 이번 제안은 4·27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언급한 ‘소원’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문 대통령은 당시 만찬 건배사를 통해 “내가 오래전부터 이루지 못한 꿈이 있는데 바로 백두산과 개마고원을 트레킹하는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그 소원을 꼭 들어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이번 평양 정상회담을 위해 순안공항으로 이동하는 전용기에서도 백두산 방문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나는 백두산에 가긴 가되 중국이 아닌 북쪽으로 올라가겠다고 공언해왔다”며 “중국 동포가 백두산으로 나를 여러 번 초청했지만 내가 했던 그 말 때문에 늘 사양했는데 그 말을 괜히 했나 후회하곤 했다”고 털어놨다.

청와대의 공식 발표 전부터 일부 외신을 통해 백두산 방문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18일 일본 언론매체인 ‘아시아 프레스’의 이시마루 지로 오사카 사무소 대표를 인용해 “양강도 혜산에서 삼지연 구간까지 대규모 도로 정비 작업이 이뤄지고 일대가 비상경비태세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백두산은 양강도 삼지연군과 중국 지린성 경계에 있다.

평양공동취재단/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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