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사이언스테크놀로지의 영유아용 스마트체온계
아빠·엄마 직원들이 참여해 개발
"스마트폰 앱과 연동돼 '편리'"
바나나체온계를 처음 보자마자 회사 측에 물었다. "왜 체온계를 바나나 모양으로 만들었죠?"
김지만 라이프사이언스테크놀로지 세일즈앤마케팅팀 과장은 "3살 된 제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과일이 바나나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라이프사이언스테크놀로지의 바나나체온계는 실제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과일 중 하나가 바나나라는 점에 착안해 디자인됐다.
"체온계를 바나나모양으로 디자인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바나나체온계의 주 사용자가 아이들이라는 점을 고려했죠.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일 모양으로 제작하면 체온계를 무서워하거나 싫어하는 아이들도 친근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여겼습니다.
옛부터 바나나 잎이 해열제로 사용되었다는 점도 디자인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아이들의 열이 빨리 내리기를 바라는 마음을 제품 모양으로 표현했습니다." (김 과장)
바나나체온계는 웨어러블(착용형) 헬스케어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인 라이프사이언스테크놀로지가 내놓은 영유아용 스마트체온계다. 겨드랑이에 부착하는 제품으로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과 연동할 수 있다.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체온을 확인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아빠나 엄마가 돼 실제 육아에 참여하고 있는 직원들이 바나나체온계 개발 과정에 직접 참여했다. 그 중 김 과장과 정숙희 기획관리팀 과장도 있었다. 김 과장은 3살짜리 아들 라온이를 키우고 있다. 둘째 나나(태명)도 곧 태어날 예정이다. 정 과장은 서재평(6)·재용(3) 두 아들을 키우는 워킹맘이다. 지난달 말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라이프사이언스테크놀로지 본사에서 이들을 만났다.
정 과장은 일과 육아를 병행하면서 겪었던 어려움을 바나나체온계 개발 과정에 어필했다. 제품에 실시간 모니터링과 온도 구간에 따른 알람 기능이 추가된 계기다.
"육아 경험이 있으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밤새 아이가 열이 날 경우 부모와 아이 모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게 됩니다. 실시간으로 열이 떨어졌는지 체온을 체크해야되기 때문이죠.
하지만 바나나체온계의 경우 앱을 통해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하기 때문에 아이와 체온계를 재기 위해 실랑이를 벌일 필요가 없습니다. 온도 구간을 설정하면 온도 변화가 있을 경우 알람을 울리게도 할 수 있습니다.
저는 당장 어제 밤에도 아이가 아파서 밤을 새고 왔습니다. 하지만 모니터링과 알람 기능을 이용한 덕분에 틈틈이 쪽 잠을 잘 수 있었습니다."(정 과장)
김 과장도 바나나체온계를 사용해 본 결과 알람 기능이 가장 유용했다고 평가했다. 체온이 주기적으로 스마트폰에 저장되는 기능도 활용도가 높다.
"바나나체온계는 아이의 수면을 방해하지 않고 자동으로 체온을 측정할 수 있어 유용하죠. 겨드랑이에 부착해 체온을 측정하기 때문에 정확성이 높다는 점도 강점입니다.
측정한 체온이 주기적으로 스마트폰에 저장되는 기능도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이의 체온을 그래프로 확인할 수 있어 체계적인 체온 관리가 가능합니다. 바나나체온계를 사용하면서부터는 저장된 데이터 덕분에 밤 중 간호 후 다음날 병원을 방문했을 때 의사에게 보다 정확한 진찰과 상담을 받을 수 있었죠."(김 과장)
실제 육아 경험을 담아 개발한 덕분에 바나나체온계는 어린 아이를 둔 아빠·엄마 사이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바나나체온계는 지난해 11월 크라우드펀딩 사이트를 통해 출시한 이후 1468%의 펀딩율을 달성했다.
"네이버 스토어팜 등 다양한 온라인 채널을 통해 판매 중입니다. 입소문을 탄 덕분에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특히 입소문의 파급력이 큰 온라인시장에서 주로 판매가 이루어져 판매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독특한 디자인 덕분에 자녀를 둔 부모님 뿐만 아니라 선물을 하기 위해 구매하는 고객도 많습니다."(김 과장)
"초보 아빠·엄마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아요."(정 과장)
해외시장에서도 서서히 반응이 나타나는 중이다. 최근 라이프사이언스테크놀로지는 미국·홍콩·싱가포르 등에서 전시회를 통해 제품을 선보였다.
"해외 소비자들 역시 바나나체온계의 디자인과 기술력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홍콩 춘계 전자박람회에서는 '하이라이트 프로덕트'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습니다. 지난 7월부터는 CJ 헬스케어와 수출 판매 계약을 체결해 아시아 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김 과장)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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