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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 우리 뇌 속에 새겨진 '집단 괴롭힘' 본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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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차별하기 위해 태어났다


[ 유재혁 기자 ] 옥시토신은 애정이나 친근감을 느낄 때 뇌에서 분비되는 ‘사랑 호르몬’이다. 연인이나 동료와 만나 얘기할 때 옥시토신이 분비돼 심리적 정신적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애정과 유대감, 동료의식을 만들고 공동사회를 구축하기 위해 꼭 필요한 호르몬이다.

그러나 옥시토신으로 인해 동료의식이 지나치게 강화되면 질투와 배제 감정까지 높아지는 부작용이 생긴다. 집단에서 일탈한 동료를 배제하고 싶어지면서 ‘집단 괴롭힘’이 고개를 든다. 구성원 간 사이가 좋은 집단일수록 집단 괴롭힘도 쉽게 일어나는 딜레마에 빠진다. 집단 괴롭힘은 뇌에 새겨진 기능이다.

《우리는 차별하기 위해 태어났다》는 뇌과학자가 왕따와 괴롭힘, 성희롱, 혐오 등 집단 내 차별과 괴롭힘의 메커니즘을 분석하고 대응법을 모색한 책이다. 집단에서 반복되는 차별과 괴롭힘이 개인의 도덕성 결여 때문이 아니라 뇌 속 호르몬에 의해 결정된다는 이론적 근거를 제시한다. 인간이 종(種)으로 존속하기 위해 사회적 배제 행위를 한 결과라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상대편 입장에 서보라고 ‘공감 능력’을 강조하는 것은 왕따에 대한 해결책이 아니다. 아이들에게는 공감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아이뿐 아니라 어른들까지 자신을 객관화할 수 있는 능력인 ‘메타인지력’을 높이는 게 집단 괴롭힘을 없애는 방법이라고 지적한다. 구성원 간 다양한 관계를 맺도록 유도하고 그런 관계들에서 자극을 거듭 받으면 인간에 대한 이해를 자연스럽게 넓힐 수 있다는 것이다. (나카노 노부코 지음, 김해용 옮김, 동양북스, 185쪽, 1만2500원)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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