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대는 한반도 북방경제
(3) 북방에 부는 경제협력 바람
푸틴 "보호무역에 맞서 아태지역
자유로운 경제 분위기 만들자"
역내 다자협력 강조한 시진핑
"동북아 경제 연결고리 필요"
아베 "동북아 사람·물자 연결"
이낙연 총리 "한반도가 공동번영 발신지"
[ 김채연 기자 ]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모인 러·중·일 3개국 정상이 동북아 평화 정착의 지름길로 다자간 경제협력을 강조했다. “동북아 경제 연결고리”(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보호무역에 맞선 자유로운 경제협력”(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동북아 역내 사람과 물자의 연결”(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 각각 사용한 용어는 달랐지만 지향하는 바는 명확했다. 문재인 정부가 주창하는 ‘북방경제’라는 새로운 권역 창출과 맞닿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제4회 동방경제포럼이 12일로 사흘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날 마지막 행사로 열린 전체회의에서 푸틴 대통령은 미국 주도의 보호무역주의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푸틴 대통령은 “세계 무역은 새로운 장애물을 앞에 두고 있다”며 “무역의 기본 원칙이 사라져가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보호무역주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역동적 발전을 위협한다”며 “극동의 고속 성장을 위해선 자유로운 경제 교류와 상호 이익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도 ‘다자주의’를 주창했다. 그는 “동북아 국가 간 상호 네트워크 인프라를 구축하고, 무역 투자를 간소화해야 한다”며 “각각의 경제를 상호 개방함으로써 동북아 경제 연결고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관해 시 주석은 “장기적 관점에서 종합적인 발전을 이뤄나가기 위한 신(新)발전모델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러 간 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긴밀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시 주석은 “중국의 일대일로(육·해상 물류네트워크 구축)와 러시아의 유라시아 경제공동체 전략 간 접점을 모색해 눈부신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도 경제 분야에서의 협력에 대해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아베 총리는 “동북아 역내 국가와 세계 평화 번영에 기여하고 싶다는 게 내 신념”이라며 “일본은 동북아 내에서 지역 사람 물자를 연결하고 접점을 찾아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러·중과 달리 일본은 미국과 가장 가까운 우방이다. 미국 주도의 일방주의에 위협을 느끼면서 동북아 다자구도에 발을 담그려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마지막 연설자로 나선 이낙연 국무총리는 “한반도가 평화와 공동번영의 발신지로서 동북아와 세계에 기여하게 되길 바라고 흔들림 없이 전진할 것”이라며 “한국 정부의 소망과 노력이 결실을 얻도록 지도자 여러분께서 더 강력히 지지하고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고 극동에 교통·물류 인프라가 구축돼야만 유라시아의 인적·물적 교류 기반이 완결될 수 있다”며 “지역 내 협력이 심화돼 언젠가 동북아 경제공동체가 조성된다면 유라시아 전체의 번영에 직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러·중·일 3개국은 정치·외교적 노력을 통한 해결이란 원칙에 합의했다. 푸틴 대통령은 전일 시 주석과의 공동기자회견에서 “한반도 상황의 정치·외교적 해결을 위한 공동의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과 아베 총리도 12일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가 양국 공통의 목표라는 점에서 의견 일치를 보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연대하기로 합의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블라디보스토크=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