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리스트 양성원 앨범 '사랑의 찬가' 발매
[ 은정진 기자 ] 첼리스트 양성원(사진)이 리스트와 쇼팽의 숨겨진 첼로 명곡을 모은 앨범 ‘사랑의 찬가’를 6일 내놓는다. 경남 통영에서 피아니스트 엔리코 파체와 함께 녹음한 이번 앨범엔 리스트의 ‘위안’ 1번과 4번, ‘슬픔의 곤돌라’, ‘사랑의 찬가’ 등과 쇼팽의 ‘첼로 소나타 G단조’ 등을 담았다. 재단법인 플라톤 아카데미가 후원해 제작한 음반이다.
5일 서울 정동에서 열린 앨범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양성원은 앨범에 담은 리스트와 쇼팽의 첼로곡은 전혀 다른 스타일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서로 다른 성향의 두 작곡가가 쓴 대조적인 첼로곡이어서 신선하고 흥미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양성원은 “쇼팽은 살롱 공연을 위한 내성적이고 시적인 곡을 연주했고, 리스트는 피아노의 파가니니라고 불릴 만큼 화려한 기교를 자랑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39세에 세상을 떠나기 직전 작곡한 쇼팽의 첼로 소나타는 젊은 시절의 리스트처럼 악기 본래의 색깔을 찾는 쪽으로 점점 다가갔고 리스트의 후기 첼로 작품들은 쇼팽처럼 뿌리까지 깊이 들어가는 내적인 힘이 강했다”고 덧붙였다.
피아노곡으로 유명한 두 작곡가였기에 다른 작곡가의 첼로곡에 비해 피아노 비중이 크다. 그만큼 첼로와 균형을 맞추기 어려운 곡들이다. 양성원은 “이들이 첼로라는 악기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쓴 곡이 아니라 연주하기 쉽지 않아 20세기 중반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연주됐다”고 말했다. 이어 “두 사람 모두 동유럽 출신에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하며 모국에 대한 그리움과 음악에 대한 열정, 당대에 대한 투쟁을 담아내 듣는 이의 마음을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리스트의 ‘위안’ 1번과 4번은 생전 그가 지시한 대로 쉬지 않고 붙여서 연주해 원곡의 느낌을 살렸다. 앨범 제목이기도 한 리스트의 마지막 곡 ‘사랑의 찬가’ 첼로 버전은 그와 늘 함께 연주해 온 음악 동지인 이탈리아 출신 엔리코 파체가 직접 편곡했다. 쇼팽 작품 중 말년에 작곡한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를 비롯해 쇼팽의 명곡 중 가장 많은 대중의 사랑을 받은 1830년작 ‘올림 다단조 녹턴’도 앨범에 담았다. 두 사람은 앨범 발매를 기념해 오는 10월26일 경기도문화의전당 공연을 시작으로 11월5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 공연까지 네 차례 ‘듀오 콘서트’를 이어간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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