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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있는 아침] 오상조 '당산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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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 신경훈 기자 ] 오래된 시골 마을엔 커다란 나무 하나가 있다. 야트막한 언덕이나 동네로 들어가는 길목에 우뚝 서서 고을을 지켜준다는 당산나무다. 나이 많고 잎이 무성한 그 나무는 신앙의 대상이라기보다 친구 같은 존재다. 여름엔 시원한 휴식처고, 즐거운 일이 있을 때는 사람들이 모이는 광장이기도 하다.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사람들은 당산나무를 보고 할머니의 따뜻한 품을 떠올린다. 오상조 씨는 35년 동안 우리나라 구석구석을 다니며 당산나무를 담아왔다. 오씨의 작품들은 ‘기록’의 차원을 넘어 사람과 자연이 교감하는 한국의 정신을 보여준다. 특히 작가는 대형카메라와 흑백필름을 써서 촬영하고 19세기 기법인 젤라틴실버프린트로 인화해왔다. 굽이굽이 휘어진 저 두렁길 가운데 우뚝 선 나무처럼 묵직한 작업이다. (갤러리나우 18일까지)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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