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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코노미] 노·도·강까지 번진 집값 '불길'…149개 단지 무더기 최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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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잠하던 동북권 집값도 여름부터 강세
꿈의숲롯데캐슬, 강북 84㎡ 첫 7억 거래




집값 급등세가 서울 동북권 외곽지역까지 번진 것으로 나타났다. ‘키 맞추기’ 장세가 이어지면서 그동안 비인기 주거지역으로 꼽혔던 노원·도봉·강북구 주요 단지가 무더기로 최고가에 거래됐다. 강북구에서는 전용면적 84㎡ 아파트 매매가격이 처음으로 7억원대에 진입했다.

◆강북이 달린다

5일 아파트 검색엔진 파인드아파트에 따르면 7~8월 노원·도봉·강북구에서 149개 아파트 단지가 역대 최고가에 거래됐다. 노원구 100개 단지, 도봉구 28개 단지, 강북구 21개 단지 순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강북 균형개발 발언이 도화선이 됐다는 게 일선 중개업소들의 얘기다.


KB국민은행 조사에서 강북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 1.21% 상승해 서울 전역에서 양천구(1.37%)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올랐다. 도봉구(1.19%)와 노원구(0.95%) 역시 강남구(0.85%)와 송파구(0.74%), 서초구(0.67%) 등 강남 주요 인기 지역보다 더 뛰었다.

강북구에선 미아동 ‘꿈의숲롯데캐슬’ 전용 84㎡가 지난달 말 7억원에 손바뀜했다. 주변 아파트 가운데 7억원을 넘겨 거래된 건 이 단지가 처음이다. 지난 6월 같은 주택형이 6억3000만원에 거래됐을 때와 비교하면 7000만원가량 올랐다. 미아4구역을 재개발해 지난해 초 입주해 일대에서 가장 최신 아파트다. 주변에 녹지가 많고 교통이 편리한 게 장점이다.


미아6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트리베라1단지’ 전용 84㎡는 지난달 지난달 6억5000만원에 거래돼 직전 거래보다 6000만원가량 올랐다. 전용 59㎡역시 저층 물건이 처음으로 5억원 선을 넘겨 5억2000만원에 손바뀜했다.

길음뉴타운과 마주보고 있는 ‘송천센트레빌’ 전용 59㎡는 지난달 초 6억1500만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썼다. 연초 5억원 초반대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1억원가량 오른 셈이다. 전용 114㎡ 역시 지난달 8억3000만원에 손바뀜해 직전 거래이던 3월 7억원 대비 1억3000만원 정도 웃돈이 붙었다. 강북권 아파트론 드물게 주변에 편의시설이 많은 게 장점이다. 단지 바로 앞에 이마트가 있고, 현대백화점 롯데백화점 등이 도보권이다. 지하철 4호선 미아사거리역이 500m 거리다.


◆노원에선 무더기 최고가

노·도·강 지역 가운데 8·27부동산대책으로 유일하게 투기지역으로 묶인 노원구에선 100개 아파트가 무더기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연초만 해도 월간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0.1%~0.2%에 머물면서 투기지역 지정 해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지난 달에만 1.02% 급등했다.

노원구 중계동 ‘대림벽산아파트’ 전용 114㎡는 7월 8억3000만원에 실거래돼 처음으로 8억원 선을 넘겼다. 같은 달 저층 매물 두 건은 7억4000만원과 7억8000만원에 각각 거래됐다. 전월엔 7억1000만원 선에 거래됐던 주택형이다. ‘서울 3대 학원가’로 꼽히는 은행사거리 바로 앞이다. 은행사거리 건너편에 있는 ‘신동아아파트’ 전용 115㎡ 역시 같은 달 최고가를 썼다. 11층 매물이 7억9500만원에 거래돼 8억원 선에 근접했다. 지난해 11월 7억 선을 처음 넘긴 지 8개월 만이다.


재건축 연한을 맞은 상계동 주공아파트 단지들은 앞서거니 뒷서거니 경쟁하며 종전 기록을 넘어섰다. ‘상계주공7단지’ 전용 79㎡는 5억9800만원에 실거래됐다. 직전 거래이던 지난 2월엔 5억4000만원에 팔렸던 주택형이다. 이번 거래는 지난해 9월 기록한 최고가 5억7000만원을 넘는 가격이다. 1988년 준공돼 재건축 연한인 30년을 채웠다. ‘상계주공10단지’ 전용 60㎡(8월·4억1000만원)와 ‘상계주공6단지’ 전용 49㎡(8월·3억9000만원), ‘상계주공5단지’ 전용 31㎡(7월·3억9000만원) 등의 가격도 치솟았다.

노원구 첫 재건축 단지인 ‘상계주공8단지(노원꿈에그린)’ 청약에선 60가구 모집에 5877개의 청약통장이 몰려 1순위 경쟁률 97.9 대 1이 나왔다. 전용 84㎡C형에선 가점 만점 당첨자가 등장했다. 올해 서울에서 청약한 아파트 가운데 처음이다. 3.3㎡당 1800만원대의 분양가를 책정했음에도 청약 경쟁이 치열했다.

입지가 뛰어난 데다 대지 지분율이 높아 강북 재건축 대어로 평가받는 월계동 ‘미륭·미성·삼호3차(미·미·삼)’도 나란히 최고가를 썼다. 미륭아파트 전용 51㎡는 7월에만 네 차례나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7월 말 4억원에 거래된 게 가장 높은 가격이다. 바로 옆 미성아파트 전용 50㎡ 역시 3억6800만원에 손바뀜해 연초 기록한 최고가(3억6500만원)를 뛰어넘었다.

서울 최북단인 도봉구에서도 최고가 거래가 속출했다. 도봉구 창동 ‘북한산아이파크5차’ 전용 84㎡는 7월 5억9000만~6억2000만원에 거래되면서 6억원 시대를 열었다. 맞은편 ‘동아청솔’ 전용 84㎡ 역시 6억원에 두 건 거래됐다. 이 아파트 전용 59㎡는 지난달 4억8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전월 대비 3000만~4000만원 가량 뛰었다. 창동 H공인 관계자는 “중심지 집값과 너무 벌어졌다”며 “정부 규제가 나와도 매도인들은 최소한 연말까지는 집값이 계속 오른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조정지역 내 양도소득세 중과 이후 감소하던 거래는 최근 크게 늘어났다. 6월 237건이던 도봉구 아파트 매매거래는 7월 257건으로 소폭 증가한 뒤 지난달엔 370건으로 늘었다. 노원구 역시 7월 547건에서 8월 727건으로 32% 늘어났다. 강북구 거래량은 같은 기간 151건에서 221건으로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외곽 지역에서 키 맞추기 현상이 일어나고 있지만 상승 재료는 엄연히 다르다고 진단했다. 한 입지분석 전문가는 “다세대·다가구 주택이 많은 강북구는 미아동 주변 일부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성북구 일대 뉴타운 아파트와 격차를 좁혀가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이 전문가는 “노원구와 도봉구에선 구축 아파트들이 지역 호재를 재료로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창동신경제중심지 조성사업과 광운대역세권개발,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등 대형 개발 호재는 대부분 노원구와 도봉구에 몰린 편”이라며 “베드 타운이던 지역에 일자리가 생기는 데다 KTX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까지 예정돼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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