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활황 속에 주택 구매를 위해 대출을 끌어쓰는 경우가 늘면서 주요 시중은행 가계대출 규모가 550조원을 훌쩍 넘겼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552조392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무려 4조6549억원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전월 대비 증가액이 평균 2조7756억원에 그쳤던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큰 증가 폭이다.
큰 폭으로 상승한 이유는 부동산 활황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증가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전월보다 2조8770억원 늘어난 392조2794억원이었다.
증가액은 2016년 11월(3조1565억원) 이후 약 2년 만에 가장 많았다.
서울 집값이 상승하면서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진 데 따른 여파다. KB부동산의 월간 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가격은 전월보다 1.17%, 지난해 동월보다는 7.37% 올랐다.
주간 증가 폭은 8월 첫째주 0.28%에서 둘째주 0.45%, 셋째주 0.72%, 마지막주 0.92%로 상승하고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중위 가격은 7억7935만원을 기록했다. 단독주택과 연립주택을 합친 전체 주택 중위 가격도 6억2969만원에 달했다.
이처럼 서울 집값이 빠르게 오르자 조급해진 매수자들이 따라붙으면서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전세자금대출 등을 통한 우회 수요도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 전세자금대출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 대상이 아니고 공기업의 보증 덕에 대출이 손쉬워 주택 매매 자금조달에 쓰이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도 전세자금대출을 주택 구매에 유용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이를 주시하고 있다. 최근 보유 주택 수와 소득에 따라 주택금융공사의 전세대출 보증을 불허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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