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유 기자 ]
“인체에 수많은 면역세포가 있지만 암세포를 죽이는 것은 T세포입니다. T세포의 활성도를 조절해 고형암과 자가면역질환을 정복하는 게 목표입니다.”이상규 굳티셀 대표 겸 연세대 생명공학과 교수(사진)는 미국 예일대에서 면역학 박사학위를 받고 하버드대 의대에서 박사 후 과정을 마친 면역학 전문가로, 30여 년간 T세포를 연구한 뒤 2016년 굳티셀을 창업했다.
이 회사가 개발하고 있는 신약 후보 물질은 조절 T세포를 활성화하는 항체와 억제하는 항체다. 조절 T세포는 항원을 공격하는 T세포의 활성도를 제어한다. 조절 T세포의 핵 안에 ‘Foxp3’이라는 전사인자(어떤 유전자가 발현하는 것을 조절하는 단백질)가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암세포를 직접 타격하는 것뿐 아니라 암세포 주변 환경을 바꿔야 치료 효과가 높아진다”며 “이 환경에 관여하는 세포가 조절 T세포”라고 설명했다.
조절 T세포가 많으면 T세포는 항원을 공격하지 못하고 적으면 항원뿐 아니라 정상세포까지 공격한다. 이 대표는 “고형암은 암세포가 주변에 조절 T세포를 가지고 와 T세포가 자기를 공격하는 것을 방해하고 류머티즘, 루푸스 같은 자가면역질환은 조절 T세포가 적절히 기능하지 못해 T세포가 과도하게 발현해 발생한다”고 말했다.
고형암 해결책은 암세포 주위의 조절 T세포를 없애 T세포가 암을 공격하게 하는 것이다. 자가면역질환은 조절 T세포를 늘려 T세포가 정상세포를 공격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굳티셀은 조절 T세포에 특이하게 존재하는 표면 단백질 ‘TREGL-1’을 발견했다. 조절 T세포에 특별히 많이 존재하는 물질을 알아야 독성이 적은 약물을 개발할 수 있다. 지금까지 티조나, 인사이트 같은 해외 바이오 업체가 CCR4, IL-35 등 조절 T세포의 표면 단백질을 찾아냈다. 이 대표는 “이 단백질들보다 TREGL-1이특이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굳티셀은 TREGL-1 기반 항체를 개발 중이다. 그는 “동물시험에서 현재 가장 좋은 면역항암제인 머크의 PD1이 피부암 치료 효과가 거의 없었지만 우리 항체는 암 크기를 30% 이하로 줄였다”고 했다.
올해 말 TREGL-1로 만든 항체가 나온다. 임상 1/2a상을 2020년 말 시작해 2022년 완료할 계획이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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