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대표 당선
최고위원엔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지도부 '국민계 1 vs 바른계 3'
당내 갈등 해소가 '최대 숙제'
[ 박종필 기자 ]
손학규 후보가 2일 국회 제3당인 바른미래당의 신임 당대표에 선출됐다.
손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전당대회에서 득표율 27.01%로 1위를 차지했다. 손 후보에 이어 하태경(22.86%) 이준석(19.34%) 권은희(6.85%) 후보가 4위까지 들어가는 최고위원에 선출됐다. 권 후보는 최고위원 당선 기준인 4위권 안에는 들지 못했지만 여성 몫 최고위원을 우선 배정한다는 규칙에 따라 자동 당선됐다. 김영환, 정운천 후보는 탈락했다.
손 신임 대표는 수락 연설에서 “우공이산의 심정으로 무능과 독선의 제왕적 대통령, 그리고 갑질 양당 체제를 무너뜨리는 데 저를 바치겠다”고 밝혔다. 이어 “당내 통합, 선거제도를 포함한 정치개혁, 국민통합 등 세 가지 과제를 반드시 완수하겠다”고 덧붙였다. 손 대표는 여야를 넘나들며 경기지사, 장관, 국회의원을 두루 경험한 26년 정치 경력의 노장(老將)으로 불린다. 2012년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을 때 그가 내세운 정치구호 ‘저녁이 있는 삶’은 인기를 끌기도 했다.
이미 민주당 계열 정당에서 두 차례나 당대표를 했던 손 대표는 전당대회 기간 내내 ‘올드보이’ 비판에 시달렸다. 창업주인 안철수 전 대표의 의중을 뜻하는 ‘안심(安心)’이 손 대표에게 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당 관계자는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당원들이 연륜과 안정감을 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손 대표는 국민의당계와 바른정당계로 나누어져 있는 당내 갈등을 봉합하고, 선거제도·대통령제를 고치기 위한 개헌 관철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가진 것이 없다”며 “없는 살림에 서로 갖겠다고 싸우는 것처럼 볼썽사나운 것이 없다. 우리는 이제 고난의 행군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른미래당은 개혁적 보수와 미래지향 진보를 결합한 중도 연합정당”이라고 규정했다.
손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1위 득표자만 당선자가 되는 현행 소선거구제를 차기 총선부터 바꾸자고 주장했다. 그는 “국회의원 선거구제부터 바꾸고 그다음에 권력구조 개편을 얘기하는 순서로 하자는 게 제 생각”이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지도부가 국민의당 출신 당대표에 바른정당계 인사 3명이 포진한 ‘1 대 3 구도’로 형성되자 일각에서는 손 대표 리더십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손 대표가 ‘정치적 포위’ 상태를 풀기 위해 당대표의 지명직 임명권을 활용해 국민의당계 인사를 지도부에 신규 배치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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