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영 경제부 기자
[ 성수영 기자 ] “이 조사방식 차이가 굉장히 다른 결과를 내는데…. 그에 대한 판단 근거는 없지만요.”(토론자로 나선 A교수)
30일 국회 정의당 원내대표실에서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한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올 들어 저소득층 소득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오는 바람에 정부의 발목을 잡게 된 가계동향조사 통계가 사실은 문제가 많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진보 성향 인사들이 모여 연 행사다.
하지만 이날 토론자로 불려나온 통계청 관계자 한 명을 제외하면 이 자리에 통계 전문가라고 보기 힘든 인물이 많았다. 구인회 서울대 교수는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복지 전문가, 김성희 고려대 연구교수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연구원 연구조정실장 등을 지낸 노사관계 전문가다. 기조발제를 맡은 이우진 고려대 교수도 분배이론을 전공한 학자다. 한 통계학과 교수는 “통계 문제를 토론하는데 정작 통계학자가 없다”며 “표본설계 비전문가들이 통계청 과장을 질책하는 이상한 토론회”라고 평했다.
방식과 내용도 토론회라기보다 ‘공개 문책’에 가까웠다. 토론 시작 후 장장 1시간 동안 심상정, 김종대 정의당 의원 등 5명이 통계청에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2016년부터 가계동향조사 대상 표본이 지나치게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소득분배가 악화됐다는 결론도 잘못됐다는 게 주된 논리였다. “두 해 연속 조사에 참여한 가구만 놓고 보면 소득분배가 개선됐다”는 내용의 자료를 근거로 했다.
국가 통계의 신뢰를 흔드는 발언도 심심찮게 나왔다. 심 의원은 “노동연구원에 문의해 받은 자료 결과와 통계청 자료가 정반대”라며 “통계청 통계가 현실을 얼마나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는지 신뢰도에 의문이 간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표본이 바뀐 문제를 제대로 공지하지 않은 건 상당히 악의적이라고 볼 수 있다”며 “정치권과 언론에서 분란이 일어났다”고 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불과 20분가량 주어진 발언 시간을 쪼개 토론자들의 주장을 논박했다. 표본이 달라지면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전제 자체가 잘못됐다는 설명이다. “대통령 지지율 조사에서는 매번 겹치는 표본이 거의 없지만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다”는 예를 들었다. 오히려 중복된 표본을 사용하면 통계가 왜곡될 가능성이 높다고 반박했다. 개인 소득이 아니라 가구 소득으로 통계를 내기 때문에 결혼이나 자녀 독립 등 가구원 수가 바뀔 때마다 소득분위가 변한다는 얘기다.
답변이 끝나기 무섭게 분노한 토론자들의 재반박이 20분에 걸쳐 쏟아졌다. “복잡한 문제를 대충 설명했다”(김 교수)거나 “나는 통계학을 잘 모르지만 이렇게 하면 안 된다”(심 의원)는 등 토론보다 불평에 가까운 내용이었다. 결국 토론은 “통계청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아리송한 결론으로 마무리됐다.
진짜 ‘통계 전문가’들의 의견은 어떨까. 유경준 전 통계청장은 “표본이 달라져 비교할 수 없다는 건 억지주장”이라고 했다. 강신욱 신임 통계청장도 지난 28일 취임식을 마치고 “가계소득동향 시계열 비교에 오류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정치인과 비전문가의 통계청 흔들기는 점점 과도해지고 있다. 이날 토론장에서도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참석자들의 통계청 비판에 묻히고 말았다.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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