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운용사 교체 안건 다투는
플랫폼파트너스가 대여 '의혹'
플랫폼측 "대차거래 관여 안해"
[ 김대훈 기자 ] ▶마켓인사이트 8월28일 오후 4시35분
위탁운용사 교체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맥쿼리인프라)의 대규모 주식 대차거래를 놓고 맥쿼리인프라와 국내 헤지펀드 플랫폼파트너스 간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맥쿼리인프라가 ‘주주총회를 앞두고 플랫폼파트너스 측이 의결권을 매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의혹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맥쿼리인프라는 29일 “위탁운용사 교체 안건을 처리하는 다음달 19일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명부 폐쇄일(21일)까지 전체 발행 주식의 8%(약 24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주식 대차거래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특정 세력이 대차수수료를 지급하고 의결권을 매수한 것으로 1주 1표의 ‘주주 민주주의 원칙’에 벗어나 위법소지가 크다”고 주장했다.
앞서 플랫폼파트너스는 맥쿼리인프라 지분 4.99%를 매입하고, 맥쿼리자산운용이 받아가는 위탁수수료가 과도하다며 운용사를 코람코자산운용으로 교체하라고 요구했다. 맥쿼리인프라는 다음달 19일 임시 주총을 열어 위탁운용사 변경 안건을 표결에 부치기로 했다. 맥쿼리인프라는 서울춘천고속도로, 서울용인고속도로, 백양터널, 천안논산고속도로 등 12개 인프라 자산을 보유한 국내 유일의 상장 인프라펀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맥쿼리인프라 명부 폐쇄 시점인 21일까지 6거래일간 총 2428만5256주의 주식 대여가 이뤄졌다. 명부 확정 이후 22일부터 27일까지 4거래일 동안 2594만6090주가 반환됐다. 대차잔액은 21일 2784만8251주까지 늘어났다가 27일 190만2161주로 평소 수준을 회복했다.
일반적으로 주식 대여는 증권사, 자산운용사, 기관투자가들이 한다. 주식을 빌려 공매도하거나 다시 빌려줘 수수료를 얻으려는 목적이다. 빌리는 주체가 예탁결제원에 해당 주식 시가의 105%에 달하는 다른 회사 주식이나 현금, 채권 등을 맡기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그러나 이번 대차에선 공매도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고, 특히 주주명부 확정일 이후 물량이 대부분 반환된 점을 볼 때 단순히 의결권을 확보하려는 목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맥쿼리인프라 측 주장이다. 맥쿼리인프라 관계자는 “이런 공(空)의결권 행사는 다른 주주의 이익을 침해하기 때문에 의결권 행사에 이익 제공을 금지하는 상법 취지에 어긋나고 법적인 처벌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플랫폼파트너스 측은 “이번 대차거래에 관여한 바가 없다”고 해명했다. 플랫폼파트너스 관계자는 “주식 대차거래를 했다면 ‘주식 5% 보유 공시 의무’에 따라 공시했을 것”이라며 “맥쿼리인프라가 표 대결을 앞두고 우리를 흠집내기 위해 과도한 주장을 펴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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