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시장 놓고 혈투
소니 A7R3
초고화질 영상 촬영 특화
국내 미러리스 시장 1
캐논 (이르면 9월 출시 예정)
최대 10장 연사기능 갖춰
1인 영상제작자 시장 '타깃'
위니콘 Z7
전문가용 미러리스 첫 발매
일본보다 낮은 가격 '승부수'
[ 배태웅 기자 ]
일본 카메라 제조업체 ‘빅3’인 소니, 캐논, 니콘이 한국의 고급형 디지털카메라 시장을 놓고 혈투를 벌이고 있다. 유튜브 1인 동영상 제작자(크리에이터)가 급증하면서 카메라 수요도 덩달아 늘어나서다. 스마트폰 확산으로 보급형 디지털카메라 시장이 침체한 것과는 사뭇 다르다.
◆‘가격으로 소니 잡겠다’
공격적으로 승부수를 띄운 쪽은 니콘이다. 지난 28일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Z6와 Z7을 한국에 내놨다. 미러리스 카메라는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와 달리 본체 내부에 빛을 반사시키는 거울과 프리즘을 제거해 크기와 무게를 줄인 카메라다. 풀프레임 센서는 35㎜ 필름(24×36㎜ 규격)과 같은 크기를 지닌 센서로 고화질의 영상을 구현할 수 있다.
이번 신제품은 니콘이 처음으로 판매하는 전문가용 미러리스 카메라다. 각각 2450만, 4575만 화소의 이미지 센서를 탑재했다. 두 제품 모두 초당 최대 30프레임의 초고화질 해상도(3840×2160)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영상 전문가용 영상 원본 저장기능도 탑재했다.
무엇보다 니콘은 낮은 가격을 내세워 미러리스 시장 점유율 1위인 소니를 견제한다는 전략이다. Z7이 370만원대, Z6는 250만원대로 책정할 전망이다. 일본에서 판매하는 동일 제품에 비해 각각 70만원, 20만원가량 저렴하다.
소니는 한국의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을 50% 이상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니가 판매하고 있는 최고 사양의 풀프레임 미러리스 제품인 알파나인은 489만원이다.
니콘이 소니를 강력 견제하고 나선 것은 한국에서 동영상 크리에이터를 중심으로 전문가용 미러리스 카메라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풀프레임 카메라는 그동안 일부 전문가용으로 취급돼 왔다. 크리에이터 간 ‘고화질 영상’ 경쟁이 불붙으면서 빅3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에 따르면 국내에서 활동하는 동영상 크리에이터는 약 1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 중 대부분은 전문 방송장비 대신 디지털카메라를 이용해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유튜브, 트위치 등 고화질 동영상을 지원하는 동영상 플랫폼이 대세가 되면서 크리에이터들도 동영상 장비 수준을 앞다퉈 높이고 있다.
◆고급형 시장이 탈출구
캐논도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를 곧 선보일 전망이다. 외신에 따르면 캐논은 최대 10장 연사 기능과 초고화질 해상도 촬영 기능을 갖춘 미러리스 카메라를 이르면 9월 출시한다. 지난 4월 보급형 미러리스 EOS-M50을 공개하며 고화질 동영상 기능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국 내 미러리스 카메라 선호도가 높은 점 역시 빅3엔 매력적이다. 국내 가격비교 업체 다나와에 따르면 지난 3월 디지털카메라 시장에서 미러리스 카메라의 판매량 비중은 42%(세계 평균 35%)였다.
매년 디지털카메라 시장이 쪼그라드는 상황에서 남은 전략은 고급화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나와는 국내 미러리스 카메라 평균 구매가가 2016년 4분기 81만원에서 올해 2분기 128만원으로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전체 판매액도 28%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4분기는 쿠팡 등 소셜커머스 판매분까지 집계하기 시작한 시점이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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