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30초 영화제
눈길 끄는 출품작
[ 윤정현 기자 ] ‘헌법재판소 30초 영화제’에는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헌법을 쉽고 친숙하게 풀어낸 작품이 많이 출품됐다.
일반부 특별상을 받은 박지홍 감독은 ‘헌법은 법을 만드는 법이다’(사진)를 통해 헌법을 ‘원천이 되는 기술’에 비유했다. 작품은 고장난 TV를 둘러싸고 엇갈린 분석을 내놓는 남녀를 보여준다. TV 촬상관의 전치 증폭기가 망가진 건지, 컬러 부호기의 동기신호 문제인지, 영상검파기와 편양회로가 오류를 일으킨 것인지 의견이 분분하다.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는 가운데 한 남자가 TV 전원코드를 뽑아 든 채 “잠깐!”을 외친다. 복잡한 기술을 만드는 원천 기술이 있듯이 복잡한 법에도 원천이 되는 법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
일반부에서 함께 특별상을 수상한 박예지 감독은 ‘국민을 국민답게’ 작품에서 헌법을 젠가라는 블록 쌓기 놀이에 빗대 설명한다. 중간에 블록이 빠지기도 하고 기반이 흔들리기도 하지만 쓰러지지 않는다. 이 특별한 젠가에는 단단한 밑받침이 있기 때문이다. 박 감독은 대한민국을 쓰러지지 않게 지탱해주는 기둥인 헌법을 이 젠가의 기반으로 보여줬다. 등장인물이나 대사 없이 젠가의 변화와 흔들림만으로 헌법의 기본적인 의미를 명료하게 잘 전달했다.
청소년부에서는 헌법을 신발에 비유한 작품이 눈길을 끌었다. 청소년부에서 특별상을 받은 황지성 감독이다. 황 감독의 작품명은 ‘헌법은 신발이다’. 우리 몸 가장 아래에서 몸 전체를 지탱하는 발바닥, 그리고 그 발바닥을 보호하는 신발로 헌법을 표현한 것이다. 신발은 어떤 형태와 모양, 색이든 우리 발을 보호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양한 이름과 형태를 가진 헌법도 국민의 기본적인 권리를 보호한다는 의미를 전달했다.
이 밖에 헌법재판소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의 유용함을 보여준 방은주 감독의 ‘헌법은 손 안에 있다’가 일반부 우수상, 헌법이 있어 안전할 수 있는 우리의 일상을 그린 김근영 감독의 ‘헌법은 언제나 우리의 곁에 있다’가 일반부 특별상, 헌법이라는 울타리 아래 자유권과 사회권, 평등권과 참정권 등 기본권을 보장받는 나라를 비춘 전종호 감독의 ‘아름다운 그림자, 헌법’이 청소년부 특별상을 받았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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