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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체 기업 먹칠하는 갑질·폭언 경영, 더는 없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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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오너 2세가 ‘갑질’로 인해 대표이사 직에서 사퇴하는 일이 또 벌어졌다. 창업주의 3남인 윤재승 대웅제약 회장이 직원들에게 욕설과 폭언을 퍼부은 내용의 녹음파일이 그제 폭로된 것이다. 윤 회장은 언론에 보낸 입장문에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고 사과했지만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 같다.

공개된 녹음파일에는 윤 회장이 업무보고하는 직원에게 “정신병자 ×× 아니야” “야, 이 ××야. 왜 그렇게 일을 해” 등의 막말·욕설을 퍼붓는 소리가 담겨 있다. 더구나 이 파일은 외부 폭로용이 아니라 평소 회장 지시사항을 잘 파악하려고 회의 내용을 녹음해 둔 것 중 하나로 보인다는 전직 임원의 증언도 나왔다. 상습적이었다는 얘기다. 경영 자질 이전에 인격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비판을 받을 만하다.

누구든 높은 지위에 있다고 해서 아랫사람을 함부로 대할 권리는 결코 없다. 고용주와 피고용인 사이를 주종(主從) 관계로 여기는 전근대적 경영인은 더 이상 발붙일 곳이 없다. 오너의 갑질은 당하는 사람의 정신적 피해는 물론 해당 기업과 주주, 임직원에까지 큰 피해를 입힌다. 대웅제약 주가는 지난 이틀간 3.3% 빠졌다. 일각에선 불매운동까지 거론할 정도다. 그동안 반면교사로 삼을 사례가 많았음에도 회사 대표가 오너리스크를 자초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잊을 만하면 되풀이되는 일부 오너 2·3세의 갑질을 볼 때마다 묵묵히 경영에 전념해온 기업인들은 어깨가 축 처질 것이다. 일부의 갑질이 반(反)기업정서를 부추기는 불쏘시개가 되고, 이를 빌미로 정부가 간섭하고 정치권은 과잉 규제입법에 나선다. 한진가(家)의 갑질 탓에 진에어 임직원 2000여 명이 한때 일자리를 걱정했던 게 불과 얼마 전이다.

오너 경영인일수록 자중자애하고 임직원을 존중할 때 기업이 더 성장할 수 있는 게 요즘이다. 고(故) 구본무 LG 회장 같은 기업인의 모범사례가 아무리 많아도 ‘미꾸라지’ 하나가 흙탕물을 일으킬 수 있다. 극소수의 일탈이 전체 기업의 이미지를 흐리는 일이 더는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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