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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진 "新기술 테스트베드 대구… 도시의 경험 수출하는 시대 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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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7기 지자체장이 뛴다

권영진 대구광역시장

4년간 신산업 2조 투자유치

中·베트남 등에 의료기관 진출
싱가포르 모노레일 운영 사업 수주

교통·의료·스마트시티·환경 등
신기술 노하우 해외수출 추진



[ 오경묵 기자 ]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제는 기업이 상품만을 수출하는 시대는 지났으며, 상품과 서비스를 융합한 도시의 교통·의료·환경·스마트시티 등 도시의 경험을 파는 시대”라며 “지방정부와 기업이 함께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LG2LG(local government·지방정부 대 지방정부) 모델을 대구가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권영진 시장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민선 6기에 추진한 대구의 신산업 혁신을 민선 7기에는 기업의 해외 진출로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대구는 지난달 26일 200억원 규모 싱가포르 센토사 모노레일 운영권을 따내 주목받았다. 대구의료기관들은 중국 카자흐스탄 베트남에서 10개의 현지 협력병원을 운영 중이다. 물산업 분야에서는 중국 기업과 합자회사를 세워 해외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권 시장은 “의료, 물산업, 도시서비스는 사람의 생명 및 도시의 인프라와 관련돼 지방정부 간 신뢰가 보증돼야만 성과를 낼 수 있는 새로운 수출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2014년 첫 시장 당선 후 어떤 혁신 성과를 냈습니까.

“대구는 섬유 중심의 전통산업 도시에서 미래형 자동차·물·의료·에너지·로봇 등 친환경 첨단도시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습니다. 4년간 신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170개사 2조2445억원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현대로보틱스 본사와 롯데케미칼 생산공장이 새롭게 둥지를 틀었습니다. 올해 제인모터스가 1t 상용전기차를 양산하고 르노-대동공업 컨소시엄의 1t급 상용전기차 개발도 차질없이 이뤄지면 대구는 명실상부한 전기차 생산도시로 도약합니다.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는 국가의료산업허브로 거듭나고, 대구국가물산업클러스터도 물산업특별법 통과로 날개를 달았습니다.”

▶K2 군공항과 대구공항의 통합 이전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습니까.

“올해 3월14일 경북 군위 우보와 의성 비안·군위 소보 2개 지역이 이전 후보지로 선정됐습니다. 대구시는 최종 부지가 최대한 빨리 선정되도록 국방부 등과 협의하고 있습니다. 민간공항 이전은 부지가 선정되면 제6차 공항개발 종합계획(2021~2025)에 반영해 공항개발사업 절차에 따라 이뤄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공항 이전에 반대하는 여론도 많은데 꼭 옮겨야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대구공항은 2014년까지 연간 이용객이 100만 명에 불과했지만 지난 4년간 국제선 활성화로 수용한계(연간 375만 명)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현재 대구공항은 확장성이 부족해 물류공항 및 경제공항으로 발전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대구공항의 통합 이전은 대구와 경북을 ‘세계로 열린 도시’로 만들고 대구·경북이 함께 잘사는 경제공동체 건설을 위한 중요한 첫걸음입니다. 대구·경북이 글로벌한 메갈로폴리스로 가느냐, 퇴행적인 도시로 가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봅니다.”

▶부산의 가덕도 공항 재추진 등으로 통합공항 이전 일정에 차질이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습니다.

“가덕도 공항은 신공항 추진 당시 용역을 맡았던 ADPi(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가 공항부지로 부적합하다고 결론을 낸 바 있습니다. 가덕도 공항 재추진은 국가정책을 무시한 초법적 발상으로 일일이 대응할 가치를 못 느낍니다.”

▶K2 군공항과 민간공항이 이전하면 이 지역은 어떻게 개발할 계획입니까.

“K2가 이전한 지역은 고도제한이 해제됨에 따라 금호강변 통합 개발 등 도시공간 재창조를 통해 지역경제에 엄청난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곳은 미래 신성장산업과 주거·문화·예술 등이 융합된 미래복합신도시로 조성할 계획입니다. 대구가 스마트시티 분야에서 중요한 국책사업 세 개를 땄는데 조성 중인 수성알파시티에 스마트시티 모델을 구축하고 검증된 기술을 확대 발전시켜 K2가 이전한 동촌신도시에 적용할 계획입니다. 동촌신도시는 금호워터폴리스, 신서혁신도시, 이시아폴리스 등 기존 거점지역과 연계한 도시공간 재설계를 통해 메가폴리스급 신도시로 재탄생시킬 계획입니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 대구만큼 정치적 다양성이 확보된 도시가 없다고 강조했는데, 외부에서는 대구를 수구보수의 도시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광역단체장의 소속 정당색으로만 대구를 봐서는 안 됩니다. 지난 총선과 이번 지방선거에서 전례없이 대구의 정치적 다양성이 표로 나타났습니다. 대구 국회의원 구성을 봐도 여야를 포함해 4개 정당과 무소속 의원이 고루 포진해 있습니다. 지방의회에도 더불어민주당 출신 시의원이 5명이나 진출했고 기초의원은 2014년 9명에서 45명으로 증가했습니다. 그동안 정치적 획일성이 대구가 정체된 한 원인이었지만, 이런 정치적 다양성은 새로운 인재 발굴과 혁신의 기폭제가 될 것입니다.”

▶대구가 신산업을 육성하면서 내세운 ‘테스트베드 도시전략’을 더 강화할 계획이라고 했는데요.

“취임 이후 개방형 혁신(오픈이노베이션)을 위해 대구시의 모든 시설을 기업의 테스트베드로 제공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기업이 실험실 차원에서 기술개발에 성공해도 실제 현장에서 적용 가능한지 시험하는 테스트베드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하지만 공무원들은 새로운 제품과 기술을 적용하는 데 소극적이었습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데다 유착의혹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죠. 대구시는 정부인증 신기술과 대구기업이 보유한 특허기술을 대구시 플랫폼에 등록하고, 등록된 기술을 전문가 집단의 판단으로 투명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등 경제적 약자를 울리는 ‘착한 정책’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지금 노동정책으로 나온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은 우리 산업구조와 현장을 모르고 한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현장이 더 고통스러워진 것입니다. 최저임금 기준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지방분권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맞춰 지역 사정에 따라 차등 적용할 수 있는 권한을 지방자치단체에 과감하게 이양해야 합니다.”

▶최근 낙동강 수돗물 사고로 대구시민의 물안전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대구는 1991년 두산전자 페놀사고를 시작으로 최근 과불화화합물까지 총 9차례 수질사고를 겪었습니다. 낙동강 수계 전체의 수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환경부 장관과 일부 시민단체의 주장은 일견 타당성이 있지만, 현실적으로 구미산업단지 가까운 하류에 취수장이 존재하는 한 수질사고 발생 제로화는 불가능합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국가의 기본적 책무입니다. 중앙정부가 객관적인 용역 결과를 토대로 관련 자치단체를 설득하는 책임있는 조정자 역할을 다해야 합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1962년 안동 출생
△1980년 대구 청구고 졸업
△1986년 고려대 영어영문학과 졸업
△1999년 고려대 대학원 정치학 박사
△2003년 한나라당 미래연대 공동대표
△2006년 서울시 정무부시장
△2008년 제18대 국회의원(서울 노원을)
△2012년 새누리당 여의도硏 부원장
△2014년 대구시장
△2015년~ 제9대 한국상하수도협회장
△2018년 7월~ 대구시장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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