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와 쟁점 이견 못좁혀
영국 파운드화 가치 급락
[ 설지연 기자 ]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유럽연합(EU)과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영국이 EU를 탈퇴하는, 이른바 ‘노딜(no deal) 브렉시트’ 가능성에 대비하기 시작했다. 브렉시트 협상 마감 시한이 다가오고 있지만 주요 쟁점에 대한 영국과 EU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어서다. 브렉시트 협상에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하면서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8일(현지시간) 큰 폭으로 떨어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다음달 초 고위급 각료회담을 하고 ‘노딜 브렉시트’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영국 정부는 경제·사회 각 분야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들을 구체적으로 적시한 70개의 보고서도 준비 중이다.
영국은 리스본조약(EU개정조약)에 따라 내년 3월29일 오후 11시(런던시간) 공식적으로 EU를 탈퇴한다. 영국과 EU는 이를 위해 올 10월 타결을 목표로 브렉시트 협상을 하고 있지만 타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영국 안에서도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까지 탈퇴할 것을 주장하는 ‘하드 브렉시트파’(강경파)와 기본적으로 단일시장 체제에 잔류해야 한다는 ‘소프트 브렉시트파’(온건파)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메이 총리는 소프트 브렉시트 전략을 내세우며 EU 회원국들의 지지를 요청해왔다. 하지만 EU 측 브렉시트 협상을 이끄는 미셸 바르니에 수석대표는 “영국의 ‘체리피킹(유리한 것만 취하는 행위)’을 허용하지 않겠다”며 강경 자세를 보이고 있다.
영국 정부는 최근 들어 ‘노딜 브렉시트에 대비하라’는 경고 메시지를 잇따라 보내고 있다.
협상 결렬 가능성이 커지면서 파운드화 가치도 하락했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8일 1.2880달러까지 밀리면서 2017년 9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같은 날 유로·파운드 환율은 0.9025파운드까지 뛰어 2017년 10월 중순 이후 최고점을 경신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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