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추정가격 100억원 미만 공공건설공사에 ‘표준시장단가’를 적용할 수 있도록 정부에 예규 개정을 건의하기로 했다. 이는 공공건설공사의 공사비를 낮춰 예산을 절감하기 위해서다.
표준시장단가란 품셈에서 제시한 재료, 노무, 경비 등의 수량에 단가를 곱하는 원가계산방식인 표준품셈과 달리 완료한 공사의 계약단가, 시장상황 등을 고려해 산정한 직접공사비다. 시장상활을 반영한 표준시장가격이 표준품셈보다 일반적으로 공사비가 낮게 산정된다.
7일 도에 따르면 지난 4일 이재명 경기지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누군가의 부당한 이익은 누군가의 손해로 귀결된다. 100억원 미만 공공건설공사에도 표준시장단가가 절용될 수 있도록 검토하라"며 관계부서에 지시했다.
이 지사는 이어 “성남시장 시절 ‘표준시장단가’를 적용한 건설공사에서 품질이 문제된 적이 없으며 많은 건설사가 공사를 하겠다며 입찰했다”고 강조해 표준셈법을 표준시장단가로의 개선 의지를 분명히 했다.
현행 행안부 예규는 100억 미만 공공건설공사에는 ‘표준품셈’을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도는 100억 미만 공공건설공사에 표준시장단가를 적용하는 내용의 '지방자치단체 입찰 및 계약집행기준' 개정안을 마련해 정부에 개선을 건의하기로 했다.
도는 오산소방서 신축공사, 진위~오산시계 도로확포장공사 등 현재 진행중인 100억원 미만 공공건설공사 3건을 무작위로 골라 표준품셈과 표준시장단가 적용 시의 공사예정가를 계산했다.
계산 결과 표준시장단가를 적용할 때 적게는 3.9%에서 많게는 10.1%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산소방서 신축공사는 표준품셈적용시 76억412만6000원인 반면 표준시장단가 73억499만4000원으로 2억9913만2000원(3.9%) 차이가 났다.
진위~오산시계 도로확포장공사는 더욱 차이가 났다. 표준품셈적용시 49억1517만원인 반면 표준시장단가를 적용하면 44억1671만3000원으로 4억9845만7000원(10.1%)의 차이가 났다.
이 지사는 오산소방서 신축공사 등 공사 예정가를 비교 결과를 토대로 정부의 예규 개선을 더욱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사는 “지난해 경기도청에서 발주한 100억원 미만 공사는 1661건에 공사비는 2098억원이었다”면서 “표준품셈이 아니라 표준시장단가로 공사예정가를 산출했다면 적게는 81억(3.9%)에서 많게는 211억(10.1%)까지 공사비를 아낄 수 있었을지 모른다”고 강조했다.
도는 이에 따라 ‘지방자치단체 입찰 및 계약 집행기준(행정안전부 예규) ' 개정안을 마련해 이달말까지 정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또 표준시장단가 적용을 제한하고 있는 경기도 지역건설산업 활성화 촉진 조례의 개정도 추진할 방침이다.
도는 이번 건의안이 받아들여질 경우, 앞서 이 지사가 추진하기로 한 10억원이상 공사원가 공개방침과 함께 투명하면서도 예산절감까지 가능한 공공건설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원=윤상연 기자 syyoon11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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